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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의료인력 서울 ‘쏠림’… 아파도 제때 치료 못 받는 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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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급 의사 서울 최대 3배 많아 / 간호인력은 지역별 최대 25배 차이 / 출산 때 병원 도달 시간도 13배차

세계일보

서울과 지방의 의료인력이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지역 간 의료인력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보건복지부가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맡겨 연구한 ‘공중보건장학의 제도보완 방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시도별 병·의원 의사 인력 활동 규모는 지역마다 달랐다.

인구 1000당 병원급 의료기관 종사 의사수는 전국 평균 1명이었다. 서울이 1.69명으로 가장 많았고, 광주(1.36명), 대구(1.24명)가 뒤를 이었다. 이와 비교해 경북은 0.52명으로 전국에서 인구 대비 의사수가 가장 적었다. 서울 의사수가 대구의 3.25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밖에 충남(0.59명), 충북(0.69명), 울산(0.71명) 등도 의사인력이 부족한 편이었다.

의원급(보건소, 보건지소 포함) 의료기관 의사도 인구 1000명당 경남 0.63명, 경북 0.64명, 울산 0.64명, 인천 0.65명, 강원도 0.66명 등에 그쳤다. 전국 평균 0.79명에도 못 미쳤다. 최고지역인 서울은 1.1명이었다.

세계일보

간호 인력의 지역별 편차는 의사보다 더 심했다. 인구 10만명당 상위 10개 시군구의 간호사 수는 1456명이었지만, 하위 10개 시군구의 간호사 수는 57명에 불과했다.

서울에서는 아프면 쉽게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의료인력이 부족한 중소도시, 농어촌에서는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2018년 지역사회건강조사’의 연간 미충족의료율(최근 1년 동안 본인이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사람의 비율) 지표를 보면 충남(13%), 경남(11.1%), 인천(11.6%) 등은 수치가 높았고, 서울(7.6%), 대구(6.4%) 등은 낮았다. 산모가 분만의료기관에 도달하는 시간은 전남이 42.4분으로 서울(3.1분)의 13배나 됐다.

이는 지역주민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2017년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서울은 28.3명이었지만 경남은 45.3명이었다.

보고서는 “지역별 의료인력 불균형 해결을 위해 의료취약지 및 지역별, 과목별 요구에 따라 지속적으로 근무 가능한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모집부터 선발, 교육, 배치, 이후 경로 지정까지 특화된 공공의료 인력 양성 계획을 짜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역 간 의료이용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을 70여개의 진료권으로 나눠 필수의료책임병원을 지정하고,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을 설립해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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