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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탐지견 ‘메이’의 죽음 … 동물단체 ‘이병천 교수 파면’ VS 이 교수 ‘사육사가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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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동물권행동 카라·동물자유연대·비글구조네트워크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물복제 연구와 사업 폐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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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단체들이 은퇴 탐지견 학대를 이유로 서울대에 이병천 수의대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자신의 연구팀에 있던 사육사를 동물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비글구조네트워크 등은 2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동물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교수 사태는 현재 국내 동물실험 현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점을 총망라하는 사례”라며 이 교수 파면과 동물복제 연구 사업 폐지를 주장했다.

이들이 문제 삼고 있는 건 복제견 ‘메이’의 죽음이다. 이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3월 인천공항에서 검역 탐지견으로 5년간 활동한 복제견 3마리를 받아 실험을 진행하던 중 그 중 한 마리인 메이가 죽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은퇴 당시 건강했던 메이가 불과 8개월 만에 아사 직전인 상태로 마르고 생식기가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와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며 이 교수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와 별도로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도 이 교수 사건에 대해 진상 조사 중이다.

이날 동물단체들은 “이 교수는 2011년 9월 국정감사 당시 이미 관세청으로부터 은퇴 마약탐지견을 공혈견(수혈 목적으로 따로 길러지는 개)이나 실험용으로 썼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서울대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며 “동물 실험을 심의하고 견제할 장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한걸음 더 나아가 “개 복제 사업 자체가 사회적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생명 윤리에 대한 어떤 사회적 논의 없이 국가주도로 진행되는 동물복제사업에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동물실험윤리위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는 처리방안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혹 당사자인 이 교수는 자신의 연구팀 소속 사육사를 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 교수가 사육사 A씨를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메이’를 학대한 것은 사육사의 잘못이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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