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소주 가격도 인상…식당선 `소맥` 1만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소주 시장 1위인 참이슬 출고가격이 5월부터 인상된다. 맥주 시장 1위인 카스가 이달부터 출고가를 올리고, 역시 양주 시장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가 주요 위스키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주류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격(360㎖)을 6.45% 인상한다고 밝혔다. 2015년 11월 이후 3년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참이슬 출고가격은 병당 1015.70원에서 1081.20원으로 65.50원 오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015년 11월 가격 인상 이후 원·부자재 가격, 제조 경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며 "3년간 누적된 인상 요인이 10% 이상 발생했으나 원가 절감 노력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비맥주는 이달 초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카스' 병맥주(500㎖) 출고가가 1147원에서 1203.22원으로 56.22원 올랐다. 위스키 업계 1위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오도 이달 초 조니워커 레드와 블루를 5% 인상하고 탈리스커 등 싱글몰트 위스키를 15% 인상한다고 밝혔다.

1위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다른 경쟁사들도 줄줄이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처럼'을 판매하는 롯데주류 관계자는 "아직 인상 시기나 폭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좋은데이' '잎새주' 등 지역 소주 브랜드들도 출고가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출고가가 인상되면서 소비자가 마트·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가정 채널과 식당, 주점에서 구매하는 유흥 채널 가격이 모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참이슬은 마트·편의점에서는 출고가가 65.50원 상승해 최소 100원은 인상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현재 편의점 소주 판매 가격은 병당 1650원 수준이다.

현재 병당 4000~4500원에 판매되는 식당·주점에서는 소주 가격이 5000원으로 오르는 곳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카스도 출고가 인상 이후 가격이 5000원으로 오른 곳이 많았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30대 소비자는 "외식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데 주류 가격까지 인상된다고 하니 밖에서 사람 만나는 것 자체가 더 부담스러워졌다"면서 "원가가 올랐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려운데, 반대로 원가가 떨어졌을 때 그것을 이유로 주류 가격이 인하된 적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3년간 참이슬의 도수를 낮춰 가격은 올리지 않고 이익을 보전해 왔다. 소주는 주정(酒精)에 물을 섞어 만드는데, 도수가 내려가면 주정 값이 크게 절감된다. 참이슬·처음처럼은 이 기간 소주 도수를 2도가량 내려 주정 값 약 1000억원을 절감했다.

이처럼 주류시장 1위 업체들이 4월부터 일제히 가격을 올리는 것에 대해 주류세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사전 작업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1969년 만들어진 현행 주세 체계를 고치기 위해 다음달 초 개편안을 공개한다. 당초 국산 맥주가 수입 맥주에 비해 역차별을 받는 구조를 고치기 위해 논의가 시작됐으나 현재는 소주, 양주, 와인을 포함해 전 주종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주류 관련 세금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주류업체들이 일단은 가격을 올리고 본다는 설명이 나오는 이유다. 주세 개편안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라 일단 발표되기 전에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주류회사로선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일부 주류는 세금이 줄어들어 가격 인하에 대한 여론이 조성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면서 "주세 제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1위 업체들이 일단 가격을 올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류세 개편을 앞두고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맥주만 먼저 종량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통주는 종량세로 전환되면 다른 주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어 반대 여론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 주종을 일괄적으로 바꿀 수 없는 만큼 수입 맥주에 의해 국내 생산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국산 맥주부터 먼저 종량세로 개편한다는 것이다.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