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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대구교육청 ‘체험위주 안전교육’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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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대피-응급처치-완강기 사용 등 유치원-초중고교 단계별로 진행

학생들 수준에 맞게 맞춤형 교육

동아일보

대구시교육청이 체험형 안전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위급상황 대처능력을 길러주고 있다. 지난해 팔공산수련원에서 중학생들이 소화기 사용법을 익히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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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수업하던 교실이 갑자기 흔들렸다. 칠판과 창문이 심하게 떨렸고 책상과 의자가 ‘드드드’ 소리를 내며 저절로 움직였다. 천장 형광등도 깜빡대더니 꺼졌다 켜지길 반복했다. 놀란 표정의 학생들은 의자에 깔고 앉았던 방석을 꺼내 머리를 감싸고는 책상 아래로 몸을 피했다. 잠시 뒤 진동이 멎고 스피커에서 “지진이 멈췄으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학생들은 신속하게 교실 문으로 빠져나갔다.

지진이 난 걸까. 다행히 실제 상황은 아니었다.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구시교육청 해양수련원 안전체험관에서 진행하는 지진 대피 체험이다. 거의 매일 대구 지역 고등학생들이 지진 대피, 선박 탈출 같은 각종 재난안전 교육을 체험한다. 17일 이곳을 찾은 경북여고 1학년 강민정 양(17)은 “재난 현장과 비슷한 환경에서 체험해보니 지루하지도 않고 대처 방법을 확실히 알게 됐다”며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체험 교육이 꼭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의 체험 위주 안전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유치원과 초중고교별로 구축한 안전체험시설에서 발달 단계를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실제 위급상황이 닥쳤을 때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시교육청은 152억4000만 원을 들여 유아교육진흥원과 팔공산수련원, 낙동강수련원, 해양수련원에 최근 안전체험관을 설치했다. 유치원생은 유아교육진흥원, 초등학생은 팔공산수련원, 중학생은 낙동강수련원, 고등학생은 해양수련원에서 각각 안전교육을 받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연간 각급 학생 약 11만8300명이 △생활안전 △교통안전 △재난안전 △직업안전 △응급처치 △폭력예방 및 신변보호 △약물 및 사이버중독 예방 등 교육부 7대 안전교육 표준안을 중심으로 체험 프로그램 교육을 받는다.

초등학생에게는 불이 났을 때 탈출하는 법과 소화기 사용법 등을 알려주고, 중학생은 지하철 및 항공기 안전을 배운다. 고등학생에게는 선박 재난 탈출과 오토바이 사고 예방법 등을 가르친다. 지진 대피와 완강기 사용법, 응급처치, 성폭력 예방 교육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은 체험 교육을 통해 위급한 상황에 닥쳤을 때의 대응방법을 몸에 익힐 수 있도록 한다. 해양수련원 선박 탈출의 경우 학생들이 탄 배 모형이 10∼20도 정도 양옆으로 기울고 지진 대피 체험실에서는 교실이 흔들린다.

시교육청은 안전체험관 외에도 성지초등학교와 이현초등학교의 빈 교실에 완강기 등을 갖춘 안전체험교실을 조성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안전교육 공간인 안전체험버스도 운행한다.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는 소화기를 직접 조작해볼 수 있는 안전체험센터도 문을 열었다. 강은희 교육감은 “체험 위주의 안전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위험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위기에 처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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