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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하노이 북핵 담판, 노딜·배드딜의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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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왼쪽 둘째)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미국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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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2월 결렬된 제2차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노딜'이냐 '배드딜'이냐의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지 못하고 동북아시아 정세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 '배드딜'보다는 차라리 '노딜'을 선택함으로써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긴 것이라는 주장이다.

해리스 대사는 22일 서울 정동에 위치한 미국대사관저에서 이같이 밝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딜에 대해서는 좋은 면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다"고 잘라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특히 한국 정부가 제시한 '굿 이너프 딜'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 "북측에서 제안했던 것을 받아들였다면 아마 모든 경제제재에 대해 우리가 즉각 해제했어야 했을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선 바로 재정적인 혜택을 받았겠지만 대량살상무기, 운반수단 그리고 거의 모든 생산능력도 남아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동시에 한국·일본·러시아 지역은 안전하지 않고 더 위험해졌을 것"이라며 "따라서 이것은 '빅딜이냐, 굿 이너프 딜이냐' 사이의 선택이 아닌 '노딜이냐, 배드딜이냐'의 문제였고 그 측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바른 선택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재천명하며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재차 요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해리스 대사는 한미가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 일치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정상회담의 초점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즉 FFVD의 달성과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지속적으로 협력하는가였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해제 문제는 FFVD에 달려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후 미국은 보도문에 'FFVD'를 쓴 반면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해 불일치 논란이 일었다. 해리스 대사가 양국의 비핵화 방법론이 일치한다면서 미국 측 표현인 'FFVD'를 사용한 것은 우리 정부에 FFVD에 대한 입장을 더 확실히 해줄 것을 간접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정상회담에서 한미 정상이 불과 2분간 독대하는 등 지나치게 짧은 시간이 주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2분보다는 (시간이) 더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그 부분의 어젠다에 대해서 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 외교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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