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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메이의 위기 끝나지 않았다…5월2일 예고된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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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 지방선거 앞두고 외신들 "보수당 참패할 것"

1922위원회 "12월 전 메이 불신임 투표 위해 당규 개정 검토"

메이 퇴진 시 브렉시트 새로운 국면 맞을 듯

이데일리

△테리사 메이 총리가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위원회 회의를 떠나고 있다.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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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10월 31일까지 연기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짙어지고 있다.

당장 2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메이 총리가 소속된 보수당이 참패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보수당이 참패한다면 메이 총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며 사퇴 압박은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브렉시트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메이 총리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경우, 향후 브렉시트 협상 역시 또 하나의 큰 변수를 직면하게 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선’에 따르면 영국 보수당 내 강경파 그룹인 ‘1922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은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 의원의 70%에 달한다”며 내달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면 메이 총리가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메이 총리의 입지는 크게 흔들린 상태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을 위해 제1야당인 제러미 코빈 대표와 손잡았다. EU 관세동맹 잔류를 주장하는 노동당과의 동맹은 브렉시트를 원하는 보수당 의원들과 지지자에게는 ‘배신’이나 다름 없다. 그렇다고 해서 EU잔류를 원하는 지지자에게도 메이 총리의 행보는 환영받지 못한다.

이미 외신들은 내달 2일 열리는 영국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의 참패를 예고하고 있다. 이날 지방선거에서는 북아일랜드 11개 지역구를 포함해 총 8773명의 의원이 선출된다. 잉글랜드에서는 6개의 시장선거도 열린다. 보수당은 8374석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지만 브렉시트를 놓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지속하면서 많은 지지자들이 돌아선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보수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영국 잉글랜드 피터버러의 유권자들이 브렉시트를 밀어붙이지 못하는 보수당에 항의해 영국독립당(UKIP)에 표를 던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터버러는 동유럽 등에서의 이주 노동자들이 많이 유입되는 곳이다. 이민자들이 많아지면서 이 지역 행정서비스에 과부하가 걸리고 임대료가 상승하자 브렉시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유독 강하다.

피터버러 시의회의 보수당 소속 위원장인 웨인 피츠제랄드는 FT에 “나는 브렉시트의 ‘B’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흉흉한 지역 민심을 전했다. FT는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이는 UKIP에,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이는 친유럽자유민주당에 투표할 것”이라며 “이같은 소수당의 약진은 노동당에게 보수당의 집권을 뒤엎을 연합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보수당 내에서는 지방선거의 대패에 대비해 메이 총리의 불신임을 묻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레이엄 의장은 12월 이전 메이 총리의 불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를 하기 위해 1922위원회 18명의 집행위원장들과 만날 계획이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해 12월 보수당 하원의원 317명이 참여한 신임투표에서 재신임을 받아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 현재 보수당 내규에서는 신임투표에서 승리하면 1년 이내에 재투표를 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그레이엄 의장은 이 규칙을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메이 총리의 정치적 입지는 65개 이상의 선거구 지역위원장들이 그의 사임을 원한다고 발표한 뒤 더욱 약해지고 있다. 최근 지역위원장들이 참석한 공개토론회에서는 “우리는 그녀를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진급 의원은 “만약 지방선거에서 나쁜 결과가 나온다면 그녀는 더 이상 사퇴 압력을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더선은 메이 총리가 내각 개편을 하려고 했으나 포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더선은 한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이제는 개각이 불가능하다. 상황이 너무 불안정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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