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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회의장에서 물컵 던진 자유한국당 지방의원… 당내 윤리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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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의회 장기승 의원, 회의 도중 종이컵 던져

시민사회단체 "의원직 자진사퇴, 공개사과" 요구

장 의원 "다수당인 민주당, 조례 무시하고 처리"

비난 쏟아지자 "미안하다" 사과

충남의 한 지방의회 의원이 회의 도중 물이 담긴 컵을 던졌다가 비난이 커지자 결국 사과했다. 상대방과 설전을 벌이다 화를 참지 못하고 벌어진 일이다.

중앙일보

지난 16일 충남 아산시의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의원들이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 아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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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충남 아산시의회와 아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열린 아산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장기승(자유한국당) 의원이 회의 도중 자신의 책상 위에 있던 종이컵을 약 2m 앞쪽으로 집어 던졌다. 종이컵은 장 의원이 마시던 것으로 물도 남아 있었다.

당시 장 의원은 예결위 회의를 생중계하자고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표결에 부치자”며 반대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물컵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맞은 편에 앉아 있다가 장 의원이 던진 물컵으로 피해를 본 김희영(민주당) 의원은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어디에다가 컵을 던져요”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 주변에는 다른 의원은 물론 아산시 공무원들도 있었다.

물컵을 던진 장 의원은 곧바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회의장을 나가기 직전 김 의원 등에게 자신의 잘못을 사과했지만 김 의원과 다른 의원들은 “진정성이 없다”며 윤리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특위는 방송 중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표결, 다음부터 중계하자고 제안했던 것”이라며 “물컵을 던져 놓고 ‘고의로 그런 게 아니다’라고 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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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충남 아산시의회에서 열린 211회 임시회에서 의원들이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 아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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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원의 행동이 알려지자 시민단체는 는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와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시민단체협의회는 “대의기관이며 선출된 공인이 벌인 행태를 한순간의 실수로 치부할 수는 없다”며 “자신의 책무를 져버리고 시민을 분노하게 만든 장 의원은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하라”고 밝혔다.

사태가 악화하자 결국 장 의원은 ‘사과문과 경위 설명서’를 배포하고 자신의 잘못을 사과했다. 예결위 회의 당시 상대방 의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묵살하려는 것으로 판단, 순간적으로 이뤄진 일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 충남도당은 21일 윤리위원회를 열고 장 의원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선출직 공직자로 당의 명예와 위신을 지킬 것과 품위를 유지하며 각별한 언행도 주문했다.

장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산시가 조례에 근거하지 않은 청사건립기금 예산(50억원)을 편성, 이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다수인 민주당이 표결로 밀어붙이려고 한 것도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산시의회는 전체 의원 16명 중 민주당이 10명, 한국당 10명으로 이뤄졌다. 예결위는 8명 중 민주당 5명, 한국당 3명으로 구성됐다.

중앙일보

지난 16일 충남 아산시의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의원들이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 아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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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의제기를 하다 감정이 격해져 (그런)행동을 했다”며 “잘못한 부분은 처벌을 받고 당분간 공개활동도 자제하고 자숙하겠다”고 말했다.

아산시의회는 장 의원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윤리위원회를 열고 징계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아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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