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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최저임금에 머그컵 강제까지”..몸살 앓는 24시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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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카페를 24시간 운영하면 수지타산을 맞출 수가 없어요. 최저임금 인상으로 야간시급도 올려줘야 하는 데다 원재료값, 임대료, 그 외 여러 비용이 전체적으로 올라 버려요. 매출은 그대로인데...”

서울 대표적 상권인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24시간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조용(58) 씨는 최근 영업시간 단축을 고민하고 있다. 매출은 변함이 없는데 인건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조씨는 “여기 외에 다른 카페도 운영하고 있는데 거긴 이미 24시간 운영하던 걸 최근 아침 10시부터 새벽 2시 영업으로 바꿨다”며 “야간이라고 커피 가격을 올릴 수도 없고 인건비 규정을 안 지키면 불이익이 오니 (24시간 운영은) 내 살 깎아먹는 게 아니고 뭐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이 29.6% 인상되면서 높아진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24시간 영업을 중단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실제로 탐앤탐스의 24시간 영업점 수는 지난 3월 기준 91개로 2016년 같은 시기(101개)에 비해 10개 매장이 줄었다. 또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도 24시간 영업점이 2018년 기준 63개점에서 현재 57개점까지 감소했다.

광진구에서 24시간 카페를 운영하다 심야영업을 중단한 탐앤탐스 점주 최지훈(36) 씨는 “매출도 오르고 장사가 잘 되면 24시간 운영을 하겠지만 해봤자 손해가 나는데 좋을 게 있겠냐”고 말했다.

엔제리너스 본사 관계자는 “각각의 매장 운영 시간대는 상권 및 매출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52시간 근무제나 정부 인건비 규정 등에 따라 24시간 영업은 앞으로 크게 늘지는 않을 듯하다”고 답했다.

뉴스핌

최저임금 인상, 머그컵 강제 등 정부 규제로 인한 인건비 부담으로 24시간 영업을 중단하는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이 늘고 있다. 사진은 한 커피 매장의 운영시간을 표시한 안내판. 2019.04.19.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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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플라스틱 컴 사용 규제도 한몫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방침에 따라 전 커피 매장이 플라스틱 컵에서 머그컵으로 대체하면서 설거지 인력이 더 필요해지는 등 인건비 지출이 더 늘었다는 설명이다.

한 할리스 커피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이준수(34) 씨는 “머그컵 사용이 늘면서 그냥 갖고 가는 손님도 있고 (손님의 실수로 머그잔이) 깨지더라도 변상은 매장 스스로 메워야 한다”며 “인력을 줄여도 모자랄 판에 이래저래 지출로 마진이 계속 줄어드니 매장 운영이 점점 더 힘들어진다”고 털어놨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김종백 팀장은 “심야영업 전략의 경우 서비스 차원에서는 사람들에게 늦은 시간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매장 운영 측면에서도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양쪽 모두에게 좋다”면서도 “비용이 많이 들고 인건비 규정이 이미 정책적으로 정해진 상황에서 수익 창출 효과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24시간 카페는 점점 줄어드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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