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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기로에 선 ‘월드컵 48개국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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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판티노 회장의 승부수 통할까



경향신문

축구 영향력·수입 확대 명분…2022 카타르 대회 ‘조기 도입’ 밀어붙여

쿠웨이트 ‘공동개최’가 관건, 가능성 “50 대 50”…6월5일에 최종 결정


48개국이냐, 32개국이냐.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본선 출전국을 48개국으로 조기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밀어붙이고 있다. 2022년 대회의 48개국 확대안은 지난달 15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FIFA의 주요 의결기관 평의회를 통과했다. 이 안건은 오는 6월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211개 회원국의 FIFA 총회에서 의결을 거친다면 최종 확정된다.

■ 힘 받는 본선 48개국 조기 확대론

경향신문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사진)은 2016년 2월 회장으로 당선되면서 본선 참가국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인판티노 회장은 기존 32개국에서 40개국으로 늘리는 것을 고려했으나 48개국을 원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이를 받아들였다. 다만 그때는, 2026년 대회부터 본선 참가국을 48개국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금은 참가국 확대 시기를 당기려 하고 있다. 역사상 중동에서 처음 월드컵이 열리는 2022년을 48개국 대회 원년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FIFA가 48개국 시대를 앞당기려는 것은 회원국들의 본선 참가 기회를 넓히면서 축구의 세계적인 영향력도 키우려는 의도 때문이다. 48개국이 본선에 나설 경우 전체 회원국(211개국)의 23%가 단일종목 최대 잔치에 참가할 수 있다.

아시아의 경우 본선 참가국이 기존 4.5개국에서 최대 8.5개국으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직전 대회인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참가했던 국가는 대부분 본선에 오를 수 있다. 특히 16억 인구에도 월드컵 본선 이력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 유일한 중국이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또 FIFA는 스폰서십과 중계권료 등에서 수입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AP통신이 공개한 81쪽 분량의 FIFA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32개국이 아닌 48개국으로 월드컵 본선이 펼쳐질 경우 최대 65억달러(약 7조3918억원)까지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32개국으로 진행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수입은 55억달러(약 6조2546억원)로 약 10억달러(약 1조1373억원)의 수입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 48개국 인프라는 준비돼 있는가

문제는 인프라다. 2022년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가 기존의 32개국에 맞춰 시설을 준비해온 터여서 48개국 대회를 치를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타르는 도하 시내에 4곳, 외곽에 4곳 등 경기장 8곳의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32개국 대회의 총 64경기를 치르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48개국의 본선 무대는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80경기로 진행해야 해 경기장 2곳이 더 필요하다.

이에 FIFA도 2022년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48개국 확대는 카타르 단독 개최가 아닌 인접국과의 공동 개최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문제는 카타르가 2017년 테러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6개국이 단교를 선언해 서로의 출입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FIFA는 지난달 이 국가들에 월드컵 공동 개최를 제안했지만 ‘카타르와 단교 상태로 공동 개최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인판티노 회장은 중동 국가들을 직접 방문하면서 설득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48개국 조기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개최국인 카타르도 FIFA와 대화는 이어가면서 일단 32개국 출전을 전제로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이 48개국 대회로 열릴 확률은 50 대 50”이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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