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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새로운 주인을 가리는 매각 본입찰이 19일 마감됐다. 인수 주체에 따라 해당 산업에 커다란 지각 변동 가능성이 있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관심을 모은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에는 숏리스트에 포함된 후보 상당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의 경우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가 이름을 올렸고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 등이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롯데카드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한화그룹은 최종 입찰에 불참하면서 향후 행보에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한화는 그룹 내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여승주 사장이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그룹 차원에서 금융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관심을 모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불참한 만큼 향후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화는 주력인 방산산업이 항공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된 이후 잠재적 인수 후보로 꼽혔다.
롯데카드 인수전에 대기업인 한화그룹이 빠지기는 했지만 하나금융, MBK, 한앤컴퍼니 등 큰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롯데 입장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은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함께 본입찰자가 제출한 가격과 인수계획서 등을 평가해 1~2주 후에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4월 말 또는 5월 초에는 두 회사의 새로운 주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자는 롯데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관계사 편입을 승인받아야 정식 주인이 된다.
매각가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롯데카드 1조~1조5000억원, 롯데손보는 5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롯데그룹이 보유한 지분 전액(98.3%)을 인수하거나 롯데그룹에 30%가량을 남기고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느냐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카드 인수전에 사모펀드를 제외하고 하나금융만 참여하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나금융은 이날 1분기 실적발표를 겸한 투자자설명회(IR)에서 "M&A와 관련해서 1조원가량은 지주 차원에서 증자 없이 할 수 있다"며 자금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최근 수수료 인하와 간편결제 등장 등으로 카드업황이 썩 좋지는 않지만 롯데카드가 2006년 LG카드(현 신한카드)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매물인 데다, 하나금융이 기존에 보유한 하나카드와 합칠 경우 자산 기준 업계 3위로 올라설 수 있어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주력으로 삼는 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는 점도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통신회사인 SK텔레콤이 15% 지분을 갖고 있는 하나카드는 과거부터 정보기술(IT) 분야에 특화된 상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을 중심으로 한 유통 분야에 강점이 있어 고객층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롯데손보 매각과 관련해서는 PE들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재 손해보험업계는 보험사 간 과당경쟁으로 손해율이 치솟는 등 전형적인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해 있다. 업계에서도 회사 숫자가 너무 많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PE인 MBK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해 기업가치를 올린 뒤 신한금융지주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사례가 있어 롯데손보에도 PE들이 주목하는 것이다.
지난해 롯데손보는 전년 대비 22.4% 증가한 9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72% 상승한 2조3738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2022년 도입 예정인 국제회계기준(IFRS17)이다. 이것이 도입될 경우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부담은 커지게 된다. 이 경우 지급여력비율(RBC)이 하락하기 때문에 롯데손보를 인수한 곳은 추가로 자본확충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RBC 비율은 157.6%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겨우 넘긴 상황이다.
[이승훈 기자 / 정석환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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