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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한강변 아파트 '35층 룰'… 시민 의견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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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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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아파트 층수 35층 규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다. 서울시가 이달부터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2040 서울플랜)' 수립을 위한 관련 용역을 발주한 데 이어 서울시의회에서도 높이규제 정책에 대한 개정 등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 나섰다. 획일적인 규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강변 초고층 건립이 가능해질지 주목된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서울도시기본계획 재정비에 앞서 현행 높이규제 정책의 미진한 점을 파악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내달부터 조사에 나선다.


현행 아파트 층고 제한은 서울시의 최상위 도시기본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강변을 포함한 주거용 건축물 층수를 35층 이하로 제한한 게 골자로 일조·조망권의 형평성, 주변부 저층 건물이나 자연경관과 조화를 감안해 마련됐다.


하지만 20년을 기준으로 수립된 후, 5년마다 타당성 및 상황 변화 등을 반영해 재정비하는데 현재 적용 중인 '2030 서울플랜'은 2014년에 수립돼 연말이면 연한을 맞는다.


여기에 맞춰 서울시는 자체 정책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을 통해 이달부터 '2040 서울플랜' 수립을 위한 연구에 들어갔다. 새 도시기본계획 재정비 방향에 대한 공개 논의를 시작한 지 반년만으로 이와는 별도로 높이관리·경관기본계획 등 지역특성별 관리안을 마련하고자 '도시관리 차원의 지상공간정책 가이드라인' 수립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서울시의 이같은 움직임에 재건축 시장 등 업계의 관심은 크게 높아졌다. 한강변 대표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지구의 경우 서울시 심의에서 수차례 보류 판정을 받은 뒤 초고층 건립 가능성을 재논의하기 시작했고 서초와 송파 한강변 라인인 반포·잠실지구 역시 같은 이유로 사업 일정을 연기하거나 잠정 중단했다.


압구정지구가 포함된 강남구청도 직접 나섰다. 노후된 한강변 아파트들이 줄줄이 재건축에 나서는 등 새 주거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이에 대한 기준도 새롭게 반영돼야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강남구 내 재건축 사업의 미래 구상안을 담은 개발안 수립을 진행 중이다.


이에 서울시의회는 이번 조사에서 권역별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높이규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를 먼저 파악한 뒤 찬반 여부와 이유도 모두 들어보기로 했다. 도시계획 전문가 대상 설문은 따로 진행한다. 이들에게 세부적인 문제점과 다양한 개선안을 받아보기 위한 것으로 종합적인 조사 결과는 서울시에 전달할 방침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서울시의회의 이번 조사 결과가 향후 '2040 서울플랜' 수립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서울플랜 논의 과정에 서울시의회가 직접 참여하는 단계는 없지만 공청회 전 미리 진행하는 시민 조사인데다 서울시가 '2040 서울플랜'을 수립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의회에 보고 절차를 밟아야해서다.


서울시 내부적으로도 지역별 상황을 감안한 규제의 필요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앞서 관련 용역이 연이어 추진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올초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본지와 인터뷰에서 "서울시 높이 관리 기준은 시민이 직접, 사회적 공감대를 거쳐 결정한 원칙으로 입지·밀도·용도에 따라 최고 층수를 달리하는 차등적 관리가 기본이지만 향후 2040 서울플랜 수립 시 현 제도 운영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지역·특성별 실효성 있는 관리 방안도 추가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괄적인 규제 완화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35층으로 심의를 넘어선 단지들과의 형평성 문제는 물론 서울플랜의 골자인 조망·일조권의 공공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규제 완화로 인한 집값급등도 변수다. 앞서 지난해 7월 박 시장의 이른바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 후 서울 집값은 크게 요동친 바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향후 5~10년의 서울시 도시계획 근간을 만드는 작업으로 소유자와 이웃은 물론 서울시민 모두가 연계된 사안인 만큼 더욱 다양한 조사를 통해 의견들이 모아질 전망"이라며 "새 서울플랜을 수립하는 작업이 예정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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