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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내 집 마련, 값 떨어질 때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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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석의 실전투자]주택 구매 3가지 원칙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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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맞벌이 부부인 K 씨(36)는 3년 전부터 몇 차례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놓쳤다. 당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어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매매계약서만 쓰려고 하면 매도자가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번번이 계약에 실패했다. 최근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내 집 마련에 성공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급해졌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아파트 값이 하락하고 있다. K 씨는 지금 집을 사도 괜찮은 걸까.

결론은 ‘그렇다’이다. 가격이 오를 때는 오히려 매수하기가 어렵다.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는 하루에도 수천만 원씩 가격이 오르기 일쑤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내 집 마련은 멀어진다. 실수요자라면 아래 세 가지 사항에 유념해보자.

첫째,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투자하자. 상품은 가격이 올라갈 때보다 떨어질 때 구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내 집 마련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은 가격이 하락할 때는 매수에 잘 나서지 않는다.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계속 기다린다. 미분양 아파트는 아예 외면해 버린다. 반면 가격이 오를 때는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매수하는 것이 정석이다. 나만 가격이 상승할 때까지 매수시점을 미뤄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자.

둘째, 종잣돈 규모에 맞게 매수계획을 세우자. 대부분의 실수요자들은 종잣돈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산다. 대출은 불가피하지만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 종잣돈이 다소 부족하다면 어느 한 지역만을 고집하진 말자. 예를 들어 죽어도 서울 강남권에 아파트를 장만해야 한다는 고집은 쓰레기통에 버리자.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혹시 내가 자금이 부족한데도 특정 지역만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특정 지역의 집을 사기 힘들다는 이유로 아예 내 집 마련을 뒷전으로 미뤄놓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자.

셋째, 오늘의 가격을 인정하자. 대부분의 실수요자들은 과거의 아파트 가격과 오늘의 가격을 비교한다. 그러면 내 집 마련에 쉽게 다가설 수 없다. 내 집 마련의 첫걸음은 오늘의 가격을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미래 가치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금계획이 서있는 실수요자라면 아파트 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다가 매수시점을 실기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정보는 봇물 터지듯 넘쳐나지만 진짜보다 가짜, 즉 소문에 의해 침소봉대(針小棒大)된 정보가 더 많다. 본인만의 확신과 낙관적인 기대로 가짜 정보에 혹했다가 손해를 보는 일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내 집 마련이 늦어지는 것은 나만 모르는 것들이 있거나 나만 고집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종잣돈 탓만 하기도 하고, 반대하는 배우자 때문에 내 집 마련을 못 했다는 핑계를 대기도 한다. 하루라도 빨리 내 집 마련에 성공하고 싶다면 핑계 뒤에 숨지 말아야 한다. 내 집 마련을 처삼촌 묘 벌초하듯, 남의 집 마련쯤으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내 집 마련은 집안의 대소사 중에서 가장 먼저 1순위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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