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윤리위 열어 '5·18 망언' 김순례·김진태 징계도 논의
"국민적 아픔에 망언, 기가 막힌다"…당내서도 비판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왼쪽)·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 |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이 16일 세월호 유족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해 논란에 휩싸인 정진석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를 서두르고 있다.
논란이 불거진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들을 당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에 회부한 것이다.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 관련 징계가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5주기 당일 유족들을 향한 막말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음을 의식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두 전현직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당 전체로 향하기 전에 신속히 진화에 나서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세월호 유가족 비난' 차명진 전 의원, 사과문 게시 |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전현직 의원 발언의 부적절성을 심각하게 고려해 윤리위에 회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받은 메시지'라며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고 적었다.
차 전 의원은 전날 오후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써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차 전 의원은 "머리 숙여 용서를 빈다"며 사과했고, 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달라는 뜻에서 (징글징글 하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들 전·현 의원, 나아가 한국당을 향한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토론회 참석한 김진태-김순례 |
당내에서는 김순례 최고위원과 김진태 의원의 5·18 망언에 대한 당 윤리위의 징계절차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세월호 막말'이 터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당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적인 아픔에 막말을 쏟아낸 데 대해 기가 막힌다. 한국당 내 다른 의원들은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세월호 망언에 단호히 조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다음 달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전에 김 최고위원과 김 의원 징계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다음 달 18일 전에 5·18 문제를 털어내지 못하면 내년 4월 총선에서 수도권 선거는 질 수밖에 없다. 매년 5·18이 다가올 때마다 국민에게 비난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윤리위는 오는 19일 회의를 열어 김 최고위원과 김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때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도 함께 논의될 수 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당 일각에서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당 윤리위가 김순례 최고위원에게는 '당원권 정지 10개월', 김진태 의원에게는 '경고'로 징계 수위의 가닥을 잡았다는 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기용 윤리위원장은 통화에서 "징계 수위는 결정된 바 없으며, 오는 19일 회의를 열고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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