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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소방 국가직 전환한다는데…" 버닝썬 사태에 입 막힌 경찰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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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자치경찰, 소방은 국가직 추진

존재 의의 비슷한데 다른 길 가는 양 기관

국민 불신에 목소리 내기도 어려운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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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일선 경찰관들의 시선이 씁쓸하다. 소방의 국가직 전환 이유가 ‘자치경찰제’ 반대 이유와 맥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닝썬 사태 등으로 국민 불신이 커지면서 일선 경찰관들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일선 경찰관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소방의 국가직 전환에 관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주된 내용은 자치경찰제 도입에 대한 우려다. 한 회원은 “소방의 국가직화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논리가 경찰의 지방직화의 이유와 전면 배치된다”는 글을 올려 100명 넘는 전·현직 경찰관 등의 ‘좋아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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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자치경찰제도입 당정청 회동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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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의 국가직 전환이 필요한 이유로는 열악한 처우와 지역마다 다른 여건 등이 꼽힌다. 이달 초 발생한 강원지역 산불을 통해 대형 화재에 신속히 대응하려면 국가적 소방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는 일선 경찰관들이 자치경찰 도입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실제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강원산불에 총 5000여명이 넘는 경력이 투입돼 주민보호·순찰활동을 펼칠 수 있던 것은 국가경찰이라 가능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수도권 소재 파출소장은 “대형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 또한 대대적인 인력 투입이 필요한데,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당연히 자기 지역을 벗어나는 일에 대해 무관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버닝썬 사태로 경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데다 정부의 강력한 자치경찰제 시행 의지까지 겹치며 일선 경찰관들이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 지방소재 경찰서 팀장급 경찰관은 “외부 견제가 이뤄진다고는 하지만 자치경찰이 시행되면 지역과 유착돼 오히려 경찰 비위가 심해질 수도 있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이렇게 주장한다고 해서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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