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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채권단 "5천억 지원없다"…자구안 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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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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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5000억원 금융 지원'과 '3년간 대주주 지위 보장' 등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제시한 자구안을 거부했다. 금융당국도 지금 자구계획안 수준으로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금융 지원이 어렵다고 밝혔다.

11일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박 전 회장 측이 제출한 자구계획에 대해 "사재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러한 논의 결과를 금호 측에 알리고 향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9일 박 전 회장 가족 소유인 금호고속 주식 13만주(140억원 상당)를 담보로 제공하고 여러 자구계획을 시행하는 대가로 5000억원 금융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또 3년 경영정상화 기간을 갖고, 그 후에도 기업이 회생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이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의 5000억원 지원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장 신뢰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금융 지원을 했다가 채권단의 추가 지원 부담만 가중될 우려가 커서다. 3년간 대주주 지위 보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대주주와 아시아나의 인식이 너무 안일하다"며 비판적인 뜻을 내비쳤다. 항공업에서 3년은 일반 기업의 30년에 해당하고, 그사이에 얼마든지 기업이 망할 수 있다는 논리다. 금융당국도 나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채권단의 결정 기준은 대주주 재기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박 전 회장이 물러나면 아들이 경영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렇다면 달라진다고 기대할 부분이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에 거의 30년 시간이 주어졌다"며 추가로 3년을 요구하는 것은 과하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대주주의 포기 없이는 금융 지원이 박 전 회장 가문 재기를 지원하는 데 쓰이게 되고, 그런 금융 지원은 절대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당국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안전' 문제도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노후 항공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항공사 유동성이 어려워지면 항공기 안전 관련 투자가 가장 먼저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다.

주식시장 관계자들도 "자구안이 미흡하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자산 처분 방안이 공개되지 않아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며 "새로 담보로 약속한 금호고속 지분 물량이 4.8%에 불과하고 3년이라는 시간 역시 너무 길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물론 시장까지 박 전 회장 자구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금호 측이 추가적인 자구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산은은 5월 초 재무개선 약정(MOU) 연장 전까지를 협상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박 전 회장이 대주주 지분을 내려놓는 선택뿐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전날 제출한 자구안이 채권단에서 반려되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채권단과 좀 더 긴밀한 협의를 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회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압박하고 나선 데 대해서는 예상치 못했다는 분위기다.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공중분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되든 매각되든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 주가가 올랐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전일 대비 13.05% 상승한 4330원에 장을 마쳤고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주가 역시 상한가를 기록하며 각각 5990원, 1만5700원에 마감했다. 계열사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종가는 1만350원으로 5.83% 상승했다.

[한예경 기자 / 이승윤 기자 /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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