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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편의점, 올해1분기 점포 순증 '반토막'…최저임금 인상·출점 자율 규약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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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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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올해 1분기 편의점 순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 났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폐점은 늘고 신규 점포는 줄어든 것. 편의점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데다 올해부터 시간당 8350원의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예비 창업자들이 점포 개점을 꺼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마련한 편의점 업계 자율규약으로 신규 출점이 틀어막힌 영향도 작용했다.


9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CU의 1분기 말 점포 수는 1만3342개로 지난 분기말(1만3169개) 대비 순증 수가 173개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증(232개) 대비 25% 감소한 수치다. CU는 지난 해 1분기에도 순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2%나 줄었는데 올해 감소추세가 더욱 가팔라진 것이다. 순증은 개점 점포 수에서 폐점 점포 수를 뺀 순수 증가폭으로, 편의점 업계의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게 해 주는 지표다.


세븐일레븐의 순증 수 감소율이 가장 컸다. 세븐일레븐의 3월말 전체 점포 수는 9617개로, 1분기 62개 순증했다. 이는 전년 동기(140개) 대비 55%나 급감한 것이다.


미니스톱도 같은 기간 점포 수가 2556개로, 순증 수는 23개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40개) 대비 42% 줄었다. GS25는 153개가 순증하며 전년도 1분기(206개)보다 25% 감소해 그나마 선방했다. 지난해 1분기 순증 감소폭(58%)이 지나치게 큰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가장 공격적인 출점 성향을 가진 이마트24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마트24의 지난 1분기 점포 개수는 3878개로 같은 기간 순증 수는 171개에 그쳤다. 250개 점포가 새로 문을 열었지만, 79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지난해 1분기 순증(297개)수 대비 42% 줄어든 수치다. 편의점 업계 4위권인 이마트24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1000개 이상의 성장 목표치를 잡으며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 왔다. 이마트24의 1분기 출점이 크게 위축된 것은 편의점 업계의 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편의점은 퇴직자들이 어렵지 않게 돈을 벌 수 있는 창업 수단으로 여겨지면서 각광받았지만, 2년간 30%의 최저임금 인상과 내수 침체로 자영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편의점 업계가 지난해 12월 공동으로 마련한 자율규약 때문에 신규점포 출점이 사실상 차단된 것도 이유다. 이에 따라 4%에 육박했던 편의점 본사 영업이익률도 현재 1~3%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출점이 둔화되고 있지만 편의점주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최근 앞에 있는 경쟁사 편의점이 문을 닫았다"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과포화로 장사는 안되는데 임대료 부담에 인건비까지 겹쳐 결국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겠냐"고 토로했다. 이어 "당장은 경쟁 매장이 없어져서 매출은 조금 오르겠지만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편의점 가맹본부 한 관계자는 "창업설명회에 참석하는 예비 창업자수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덩치 확장에 집중하기보다는 매장당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도입에 골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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