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체육대학호의 키를 새로운 선장이 잡았다.
안용규(60ㆍ레저스포츠학과·사진) 한국체육대학교 총장 당선인이 최근 대통령 임명을 받아 지난달 22일부터 총장 업무를 시작했다.
안 총장은 국립 한국체대의 첫 졸업생 출신 총장이다. 의미있는 당선이지만 앞에 산적한 과제는 만만치 않다. 빙상쪽에서 불거진 타 대학과의 힘겨루기나 한체대 출신 지도자의 미투파문 등 실추된 이미지의 개선도 시급하다. 이로인해 교육부의 감사를 받기도 했다.
최근 업무파악에 분주한 안 총장을 찾아 그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송파구 오륜동 한체대 총장실을 찾았던 날은 업무보고와 현안논의 등으로 많은 관련 인사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안 총장은 “어렵게 (당선)됐다. 2012년에 당선됐다가 임명이 무산된 적이 있어 7년 만에 총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지지해준 구성원에게 감사하며 학교를 발전시키라는 명령으로 알고 업무를 진행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총장으로서 진행해야할 주요 업무로 ‘개혁’을 거론했다.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한체대는 전문체육(엘리트체육보다 전문체육이 적절한 표현이라고 언급) 역량을 갖고 있으며 역대 메달획득수가 일본 전체와 비슷할 만큼 많은 걸 이루어왔으나 지탄의 대상이 됐다”며 아쉬워 했다. 앞서 말한 파벌문제나 성추행 관련 사건을 의미하는 듯 했다.
안 총장은 “곧 총장 직속 스포츠 인권위원회를 설치할 생각이다. 외부인사를 임명해 독립성과 감사권을 부여하고 비리, 성추행 등이 적발될 경우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임기간 동안 이런 개혁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과목 구조조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장 개인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의 참가종목은 조금씩 변화가 있었음에도 한체대의 학과는 수십년째 거의 변화가 없었다. 여기에 생활체육의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생활체육 지도자 과정을 보완할 것이며, 이를 위해 지도자 자격증과정도 신설을 검토한다는 뜻을 비쳤다.
한체대는 그동안 한국 아마추어 스포츠의 주역들을 배출해온 요람이었다. 하지만 한번쯤 뒤를 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은 도려내고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때이기도 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성배’를 손에 든 안 총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