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통신비밀 권리 침해라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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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몰카’ 등 불법 촬영물 유통을 막겠다며 모바일 메신저의 오픈 채팅방을 들여다 보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검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5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오픈 채팅방의 불법촬영물 유포를 점검ㆍ단속하겠다는 여가부의 지난달 29일 발표가 발단이었다. 방송인 정준영 사건 등으로 수면 위에 드러난 몰카 유통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것이 여가부 입장이다. 오픈 채팅방은 일반적인 1대1 채팅방, 단체 채팅방 등과 달리 누구나 자신의 신상 정보를 노출하지 않은 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채팅방으로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를 반기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검열 아니냐는 지적 또한 적지 않다. 관련 기사 댓글을 보면 “카톡방 다 들여다 보겠다는 소리” “군사정권 시대보다 더하다” “빅브라더(시민을 감시하는 전체주의적 권력)냐”와 같은 비판이 쏟아진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이 2016년 2월 국회의원 시절 새누리당이 발의한 테러방지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서 정부 감시로부터 사생활을 보호 받을 권리를 절절하게 옹호하는 연설을 한 사실을 들며 이중잣대를 꼬집는 목소리도 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여가부는 지난 2일 설명자료를 내고 “모든 오픈채팅방을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촬영물이 집중 공유되는 오픈 채팅방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인권보호 점검팀 인력 6명과, 전국 경찰서 8곳과 함께 제목에 ‘연애’ ‘야하게’ 등의 단어가 들어간 오픈 채팅방을 감시하고 있다.
이번 점검이 헌법에 명시된 통신 비밀의 자유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 삼을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온라인 감시와 관찰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인 오픈넷의 김가연 변호사는 “오픈채팅방은 누구에게나 공개된 곳이고 참가자가 닉네임만으로 참여할 수 있어 개인 정보가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모니터링 하는 것만으로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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