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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합의 도출을 위해 '사퇴카드'도 먹히지 않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번엔 제 1야당인 노동당에 손 내밀었다. 집권 여당인 보수당은 이를 맹비난했다. 거듭되는 혼란 양상을 지켜보는 영국 재계와 EU는 영국 정부와 의회가 기한 내 합의를 도출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메이 총리는 7시간이 넘는 특별 내각회의 후 성명을 내고 "일부에선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합의 아래에 EU를 탈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EU에 현재 4월12일로 미뤄둔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추가로 한 번 더 하되, 유럽 의회 선거가 열리기 전인 5월22일까지는 모든 절차를 끝내도록 한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메이 총리가 이날 내놓은 복안은 그동안 대립각을 세워 온 제 1 야당 노동당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는 것이다.
이는 곧 그동안 노동당이 제안해 온 브렉시트 방안 중 하나인 이른바 '소프트 브렉시트', 즉 EU를 탈퇴하되 일정 부분의 분담금을 내고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방안을 브렉시트 해결책 중 하나로 염두에 두고 의회 및 EU와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지난 1일 영국 하원의 2차 의향투표에서 올라왔던 4개 안건이 모두 부결됐지만 그 중 영구적 포괄적 관세동맹 협정 체결안은 찬성 273표, 반대 276표로 단 세 표차이로 부결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 총리는 또 성명에서, 노동당 대표와 합의 도달에 실패할 경우엔 의회에서 제안된 옵션들에 대한 투표를 통해 지지를 얻게되는 어떤 아이디어도 정부의 안으로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메이 총리의 제안에 "매우 기쁘다"며 회동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EU로부터의 정치적, 경제적 독립을 주장해 온 집권 여당 보수당의 일부 강경 브렉시트터들은 이같은 소식에 일제히 반발했다.
강경 브렉시터의 대표격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결국엔 매우 나쁜 딜이 됐다"며 "정부가 브렉시트 최종 결정을 코빈 대표와 노동당에 맡긴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EU를 떠나기로 결정한지 3년이나 지났는데 또다시 EU 의회 선거에 참여할 수도 있는 웃기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관세동맹 잔류에 관여한 투표는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의 제이콥 리스 모그 의원은 "총리가 막시스트와 협업하려 한다"며 "여러분들은 그들의 정당 보다 반대편과 함께 가기로 결정한 리더들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가 야당의 손을 잡고서라도 합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자 영국 내 재계 단체나 EU의 반응은 신중했다.
영국 정부가 4월12일을 넘기는 연장안을 결정해도 이를 EU가 승인해 줘야만 실효가 발생한다.
아담 마샬 영국 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시간은 여전하 가고 있고 EU와 무질서한 결별을 피하는 게 여전히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라며 "정부는 이런 디폴트가 발생치 않도록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투스크 EU 상임의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심지어 오늘까지도 결론이 어떨지 알 수 없다"며 "우리를 인내심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브렉시트 시한 연장이 자동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4월10일까지 의회 지지를 얻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영국의 몫"이라고 못박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는 영국이 '긴 연장(long brexit delay)'을 요청함에 따라 엄격한 조건을 제시할 것을 준비중이라고 보도했다.
FT는 "일부 회원국은 어떠한 연장의 제안이든, 영국이 5월23~26일 열리는 의회 선거에 참여토록 협상이 불가능한 조건을 붙일 것을 기대한다"며 "메이 총리에 대한 신뢰는 낮아서 공식적인 의회 승인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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