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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경쟁자였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이 전격 퇴진을 선언함에 따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졌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사내이사 자리에선 내려왔지만 여전히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선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계에서는 1년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조 회장의 노력 여부에 따라 최종 결과가 바뀔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경영권 분쟁 후 첫 주총에선 '안도'
한진칼은 29일 오전 9시 서울 남대문로 한진빌딩에서 제6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주총회는 사모펀드 KCGI의 지분 취득 이래 처음 열린 주주총회란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결과는 뜨거웠던 주주총회장 분위기에 비해 싱거웠다. 이미 법정공방 끝에 KCGI 측의 주주제안 안건이 주주총회에 상정되지 않은데다, '횡령ㆍ배임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자의 경우 임원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도 주주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조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석태수 대표이사도 이사직 연임에 성공했다. 한진칼에선 승기를 거뒀지만 조 회장으로서는 이번 주주총회 시즌에서 적잖은 내상을 입은 게 사실이다. 조 회장의 대한항공 경영권 상실은 이른바 '땅콩 회항(대한항공 KE086편 이륙지연 사건)'의 나비효과로 설명이 가능하다.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은 2014년 뉴욕 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KE086편을 승무원이 마카다미아 서비스를 규정대로 제공하지 못했다며 회항을 지시, 전 사회적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조 회장의 본게임은 2020년3월
업계에선 조 회장이 여전히 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대한항공에도 간접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 역시 그룹 회장 자격으로 대한항공 이사회의 논의 결과 등을 보고 받는 방식 등을 통해 경영에 간접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모펀드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은 이를 속단할 수 없게 하는 요소다. 조 회장의 한진칼 이사직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한진칼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만큼 '진짜 싸움'은 내년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KCGI는 벌써부터 단기차익을 노리고 지분을 취득한 것이 아니라며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엔 조 회장의 이사직 연임안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조 회장이 재기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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