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폭행 사건 피해자인 김상교씨를 과잉 진압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당시의 CCTV 화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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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성범죄, 고위 경찰 유착 의혹까지 번지며 잠시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했던 김씨 폭행 사건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주의’나 ‘교육’을 권고했듯이 현재로서는 해당 경찰관들이 형사처벌(대상)까지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히며 다시 논란이 됐다.
문제는 해당 발언이 사건 발생 4달이 지났는데도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는 폭행 관련 수사에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민 청장이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현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경찰청장이 한발 앞서 결론을 언급한 것에 대해 ‘성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김씨 폭행과 관련해 입건된 경찰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변호사는 이날 밤 늦게 입장문을 내고 “수사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불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다고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씨 본인도 SNS에 “답답하다. 숨이 턱 막히게 답답하다”며 “경찰서 들어갈 때 멀쩡했던 얼굴이 나올 때는 왜 온몸에 피범벅이 돼서 나오느냐”고 썼다.
게다가 민 청장이 말한 인권위의 ‘주의’와 ‘교육’은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데 있어 발생한 인권침해 행위에 국한된 것이었다. 당시 인권위는 "경찰이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과정에서 인권 침해 행위를 저질렀고, 당시 체포 상황을 거짓으로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폭행 여부는 따로 판단하지않고 서울경찰청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에서 이미 폭행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고려한 조치였다. 결국 해당 수사는 인권위와 상관없이 경찰에서 결론을 내야 하는데 아직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경찰청장이 중립적이지 못한 발언을 한 모양새가 됐다.
버닝썬 사건은 마약ㆍ성범죄ㆍ경찰 유착 등이 결합된 종합 비리 세트다. 그렇다고 해도 사건의 발단이 된 '최초 폭행'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거대해 보이는 버닝썬 사건도 ‘경찰의 도움을 기대하고 112에 신고한 시민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는 것에서 시작됐다. 일반 시민의 불안도 그 연장선에 있다. 제대로 된 수사로 이 불안을 해소해야만 '신뢰받는 경찰'이 가능할 것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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