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애플릭스’… 아이폰 쇼크 이후 애플, 동영상 서비스로 넷플릭스에 도전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이폰을 판매하는 미국 최대 정보기술(IT) 회사 애플이 인터넷 동영상과 뉴스 서비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서비스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는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시대에서 팀 쿡의 동영상 서비스 시대로 전환하는 셈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혁신 기업들인 애플과 넷플릭스가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 ‘쿡의 애플’ ‘넷플릭스 킬러’로 선전포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애플이 25일(현지 시간) 오후 1시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가입자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24일 일제히 전했다. 애플이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프로그램’들과 HBO, 스타즈, 쇼타임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양한 뉴스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는 뉴스 플랫폼 서비스가 대상이다.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플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10억 달러(약 1조1355억 원)를 투자해 오리지널 프로그램 20여 개를 확보했다. 2017년 소니픽처스텔레비전의 임원 2명을 영입해 스티븐 스필버그, J J 에이브럼스, 데이미언 셔젤 등 유명 감독과 계약하고 할리우드 배우 리스 위더스푼이 출연하는 아침 토크쇼 등을 추진하고 있다.

WSJ는 “애플이 오리지널 프로그램 외에 외부 제작 콘텐츠 등을 결합해 월 9.9달러(약 1만1225원)에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리지널 시리즈는 애플 임원들이 ‘넷플릭스 킬러’라고 부르는 새로운 TV 앱을 통해 전달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전 세계 14억 명이 사용하는 애플 기기(아이폰 사용자 9억 명)를 통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세계 100여 개국에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은 ‘뉴스판 넷플릭스’ 성격의 서비스도 월 9.9달러에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표적 경제 전문지인 WSJ 등 신문과 피플 등 200여 개 잡지의 콘텐츠가 제공돼 파괴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애플의 창과 넷플릭스의 방패 충돌


애플이 공격적으로 서비스 시장 진출에 나선 이유는 회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 사업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중국 시장의 부진으로 지난해 말 연휴가 낀 4분기(10∼12월) 매출과 이익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동반 감소하는 ‘아이폰 쇼크’까지 겪었다. 반면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지난해 33% 성장해 회사 매출의 15%로 커졌다. 애플은 서비스 매출을 2020년에 갑절로 늘릴 계획이다. WSJ는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년 만의 최대 변화인 서비스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플은 잡스 시대의 전통인 자사 기기에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폐쇄적인 생태계 울타리도 깼다. 애플은 지난해 아마존, 올해 1월엔 삼성과 손잡고 각각 스마트 스피커 에코와 삼성TV에 앱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드웨어 강자’ 애플의 진출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대격변도 예상된다. 타임워너를 품에 안은 이동통신사 AT&T와 21세기폭스를 인수한 디즈니가 올해 각각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전 세계 1억3900만 명(미국 6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절대 강자’인 넷플릭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넷플릭스는 애플이 투자한 동영상 제작비의 10배인 100억 달러를 매년 투자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애플 동영상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애플 앱스토어에서 결제 서비스를 중단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