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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북·미 뒤늦은 공방…김정은, 또 트럼프와 '직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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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볼턴, 북측 전날 "협상 결렬 주범" 비판에 부인

대화 여지 계속 열어 놔...'빅딜' 지속 추진 의사도 재확인

아시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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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봉수 특파원]북한과 미국이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원인을 놓고 또 다시 책임 공방을 벌였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칭찬하면서도 핵심 측근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주범'으로 지목했고, "이런 식으로라면 협상을 더 이상 못 한다"는 강경한 입장까지 내놨다. 지난해 북·미간 대화가 잘 풀리지 않자 볼턴 보좌관 등을 비난하면서 협상에서 배제시킨 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톱다운'식 거래를 시도해 정상회담 개최라는 성과까지 남겼던 행동 패턴이 반복된 것이다. 주범으로 지목된 두 사람을 비롯한 미국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도 대화 여지를 남겨 놓고 북한의 진의를 확인하는 등 분주한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간) 미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열린 뉴질랜드 총기 참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전날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녀는 협상 지속의 가능성을 열어 뒀다"면서 "우리는 대화와 협상을 지속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북한의 책임 전가와 '협상 중단' 위협에도 대화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북한 측의 개인적 비난에 대해선 "그들이 틀렸다"며 사실 관계를 부인한 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강도처럼'이라고 불렀던 기억도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면서 완전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빅딜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 해제의 대가는 비핵화"라면서 "그것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기한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전달하기 위해 우리는 계속 일을 하고 있으며 그사이 북한은 미사일과 핵실험을 중단했다"면서 "하노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여러차례 대통령에게 (비핵화 의지를)직접 얘기했고, 핵ㆍ미사일 실험을 재개하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나는 김 위원장의 자신의 말을 지킬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한과 어떤 수준의 대화가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사양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볼턴 보좌관도 북한의 비난에 대해 일단 "부정확하다"고 부인했지만,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유보했다. 그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글쎄 나는 그것이 부정확하다고 생각하지만 대통령이 의사 결정자"라면서 "한국의 카운터파트너와 통화를 했고 그들의 반응과 우리의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가 대응하기 전에 미국 정부 내에서 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최 부상은 전날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이 미국 때문이며 특히 폼페이오ㆍ볼턴 등이 '주범'이라고 화살을 돌렸다. 최 부상은 "미국이 비핵화와 관련해 일방적이고 깡패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요구에 굴복할 의사가 없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이런 종류의 협상은 진행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폼페이오와 볼턴이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회담을 경색시켰다"고 비판했다.


최 부상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여전히 좋고 화학적 결합이 신기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상은 이어 2차 북ㆍ미정상회담 결렬은 미국 탓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 측 협상단이 너무 까다롭고 융통성이 없었다"면서 "미국은 자국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느라 너무 바빴고 성과를 낼 진정한 의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뉴욕 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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