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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버닝썬 사태

‘버닝썬’에 다 쏟아부었는데… 점점 불리해지는 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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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민갑룡 경찰청장이 14일 오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버닝썬 사건 관련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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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삼동 클럽 버닝썬 수사가 경찰 속을 활활 불태우고 있다.

애초 버닝썬을 관할하는 강남경찰서 경찰관 유착 의혹이 나왔을 때부터 경찰은 “사활을 건 수사”를 다짐했다. 사건 초기 관할 강남경찰서를 배제하고 서울경찰청이 직접 수사에 나섰다. 감찰팀을 급히 구성해 내보내기도 했다. 자칫 너무 성급하게 제 식구를 의심한다는 내부 반발을 살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렇게 했다.

이는 검ㆍ경 수사권 조정 때문이다. 수사권 조정이 코 앞에 닥친 상황에서 국민에게 경찰 수사의 신뢰성을 인정받을 필요가 절실했다. 그러려면 제 살이라 해도 망설이지 말고 베어내야 한다. 이 점에 관한 한 경찰 내부에서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였다. “거칠 것 없이 수사한다”는 원칙은 지속됐다. 버닝썬 사건 수사에 관할 경찰서를 배제한 데 이어 126명의 합동수사팀을 구성, 서울경찰청 수사인력을 거의 다 쏟아 붓듯이 매달렸다. 서울경찰청뿐 아니라 경찰청 차원에서 별도 수사팀을 구성했다. 내외부의 어떤 압력도 단호히 물리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더 불리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가수 정준영(30) 등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제보는 “경찰을 믿기 어렵다”는 제보자의 뜻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를 거쳐 검찰로 넘어갔다. 여기에선 경찰’총’장을 언급하는 등 경찰 최고위층과의 유착관계를 암시하는 문장들이 나왔다. 경찰이 이 의혹을 스스로 풀어보려 해도 권익위는 “경찰 유착 의혹이 제기된 이상 경찰에 관련 자료는 넘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사권 조정 문제가 걸린 검찰이 어디서 어떻게 파고들어 올지도 모를 상황이다.

벼랑 끝에 몰린 경찰은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분위기다. 경찰청 고위 간부는 “경찰로서도 과거에 짐작만 했던 유착 의혹을 확실히 털어버릴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작은 것 하나 모두 다 털어내 수사권을 받을 자격을 입증하겠다”며 “더 덧붙일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비장한 각오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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