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보석 후 첫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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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으로 풀려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불구속 재판에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구인장이 발부됐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사위 이상주 변호사를 증인으로 신청하며 맞불을 놨다. 증인들의 잇따른 출석 거부로 지지부진하던 재판이 아연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13일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오후 1시27분쯤 법원 청사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법원에 내린 남색 정장 차림의 이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응원에 미소를 지으며 법정으로 향했다. 40여 분간의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떠날 때는 ‘이명박’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예정된 증인 신문에 불출석한 이팔성 전 회장에 대해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대통령에게 공직임용 대가 등으로 19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재판의 핵심 증인이다. 앞서 이 전 회장은 “고혈압 부정맥 등 지병이 있고, 이 전 대통령 앞에서 진술해야 한다는 불안감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다”면서 수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신청으로 채택됐지만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는 나머지 증인들에 대해서도 구인영장 발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에 검찰은 김윤옥 여사와 이상주 변호사를 증인으로 신청하며 반격에 나섰다. 검찰은 “이들은 공직임용 대가 뇌물수수 사건의 핵심 증인”이라면서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를 시도했지만 불응해 이뤄지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와 이 변호사가 이 전 회장 등에게서 공직임용 대가로 뒷돈을 받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검찰은 김 여사를 상대로 5,000만원과 양복을 받은 경위, 이 변호사를 상대로는 금품수수의 대가성을 인식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증인 신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다음달 5일 이 전 회장을 강제 구인해 증인석에 세운 뒤 김 여사 및 이 변호사의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15일로 예정된 다음 재판에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 등을 신문할 예정이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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