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방송 프로그램 촬영을 진행 중이던 정 씨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12일 귀국길에 올랐다고 한다. '1박 2일' '현지에서 먹힐까' '짠내투어' 등 그가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도 줄줄이 하차하고 있다. 성 접대 혐의로 경찰의 소환조사까지 받은 승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래도 분노한 민심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정씨가 지인들과 단톡방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보면 여성을 물건처럼 대하거나 성(性)을 상품 취급하는 그들만의 그릇된 가치관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015년 12월 정씨가 성관계 동영상을 단톡방에 올리고 자랑한 사실을 알아챈 피해 여성이 '비밀을 지켜달라'고 부탁하자 정 씨는 그 내용까지 단톡방에 올렸다. 정 씨는 대화방에서 "동영상 찍어서 보내준 거 걸렸다" "안 걸렸으면 사귀는 척하고 (성관계) 하는 건데”라고 했다. 정씨가 "오늘 보자마자 상가에서 XX" "난 쓰레기야"라고 한 대목에서는 그의 사생활이 얼마나 문란한지 짐작해볼 수 있다.
문제는 정씨가 2016년에도 한 여성과 성관계 장면을 휴대폰으로 몰래 찍은 사실이 들통나 해당 여성의 고소로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는 점이다. 당시 경찰에 출석한 정 씨는 핵심 증거물인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우겼고, 사건은 결국 '혐의없음'으로 끝났다. 정 씨는 몇 개월 자제했던 방송 출연도 슬그머니 재개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 정 씨에게 몰카는 마약처럼 끊을 수 없는 '은밀한 취미'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검·경찰은 이번에도 3년 전처럼 얼렁뚱땅 식 수사로 임했다가는 사회적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초동 단계에서부터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인기 연예인에겐 많은 팬이 따라다닌다. 팬덤은 연예인의 생활과 행동을 따라 하거나 모방하는 데서 자신들의 우상과 심리적 일체감을 느낀다. 연예인의 언행이나 생활이 그만큼 많은 이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사생활이라 해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연예인을 공인(公人)으로 분류하고 공인에 걸맞은 언행을 요구하는 이유다. 예체능인들이 이번 사건을 자신의 삶이 공인으로서 올바른 삶인지 한 번 살펴보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연예기획사와 방송가도 연예인의 인기만 좇지 말고 그들의 인성을 분별하는 안목도 길렀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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