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바닥에 묻힌 전두환 전 대통령 비석./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5·18 광주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이 묻힌 이곳엔 '전두환 기념비'가 있다. 땅에 반쯤 파묻힌 상태로.
묘역 입구 바닥에 설치된 이 비석을 밟고 지나가는 것은 참배객들의 '통과의례'다. 이 비석은 1982년 3월, 전씨 내외가 전남 담양군 고서면 성산마을에서 민박을 한 일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비석에는 '전두환 대통령 각하 내외분 민박 마을'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기념비는 이 소식을 들은 광주·전남민주동지회에 의해 1989년 1월13일 묘역으로 옮겨졌다. 민주동지회는 비석을 부숴 묘역 입구 바닥에 파묻었다. 참배객들이 전씨에 대한 분노를 담아 밟고 지나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묘역을 찾은 많은 이들이 이 비석을 즈려밟으며 '5월 광주'의 의미를 되새겼다.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도 이 비석을 밟았다. 지난해 10월에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김소연씨 부부도 이 비석을 봤다.
최근에는 이 비석이 너무 많이 훼손돼 오히려 묘역 측에서 가끔 '밟기'를 자제시키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묘역을 찾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역사적 가치를 위한 보존 차원에서 되도록 밟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해설사의 안내를 따라 비석을 밟지 않았다.
비석을 지나치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도 "밟고 다니는 것은 좋은데,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전두환의 만행을 잊지 않도록 해야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 시민들 사이에선 '비석 밟기'가 계속돼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고 전해진다.
한편 오늘(11일) 전씨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故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는다.
조해람 인턴기자 chrbb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