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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 '보잉 737맥스' 100대 하노이회담때 베트남에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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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사고 여객기 지난해 사고기종과 같아

中항공사들 전체 20% 보유…블룸버그 "보잉에 악재"

중국 "운행 중단"… 미·중 무역전쟁 새 불씨 될 수도

10일(현지시간)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전원(157명)이 사망한 에티오피아 항공사고와 관련해 중국 항공사들이 당국 요청에 따라 사고 여객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 '737 맥스(MAX)' 시리즈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해당 시리즈의 전 세계 운항 대수 가운데 20%를 차지하는 중국 측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또 다른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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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157명 전원이 사망한 에티오피아 항공의 보잉 '737 맥스' 기종과 같은 여객기.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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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중국 민용항공국은 웹사이트를 통해 안전 위험을 이유로 자국 항공사들에 이 기종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민항국은 지난해 10월말에 이어 '737 맥스 8' 기종의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두 사고 모두 인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737 맥스 8 기종인데다 이륙 단계에서 발생했다"면서 유사성에 주목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중국 경제매체 차이징(財經)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들은 이미 737 맥스 운항을 중단했다. 상당수 항공편엔 737-800 기종이 대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케냐 나이로비행 에티오피아항공 '737 맥스 8' 여객기는 이륙 6분 만에 추락해 탑승한 157명이 모두 숨졌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 인도네시아에서 이륙 13분 만에 추락해 탑승자 189명 전원이 숨진 라이언에어에 이어 약 5개월 만에 같은 기종에서 벌어진 참사다.

같은 기종을 도입한 항공사들은 향후 조사 과정을 면밀히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두 추락사고의 연관성이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이륙한 뒤 얼마 안 돼 사고가 발생하는 등 유사성이 의구심을 사고 있다. 미 교통 당국에서 근무했던 메리 샤이보는 CNN방송에 "1년 내 새 기종이 두 차례 추락한 것은 우려하지 않기에는 유사성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항공전문가인 CNN 앵커 리처드 퀘스트도 "현재로서는 우연 같다"면서도 "당국이 이를 조사할 것이다. 에티오피아 항공사는 아주 잘 운영되던 항공사이고 안전기록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추락 사고의 경우엔 맥스8에 새로 설치된 안전장치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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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사고로 탑승자 157명 전원이 사망한 에티오피아 항공의 보잉 '737 맥스' 여객기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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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당 기종의 최대 고객인 중국 측이 발빠르게 운항 중단에 나선 것은 보잉사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 737 맥스는 보잉의 베스트셀러 기종인 737의 4세대 모델로 2017년 5월 민간 항공사에 처음 인도됐다. 지난 1월까지 인도 대수는 350대이며 중국 항공사들이 이 가운데 20%인 70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16대를 보유한 중국남방항공이 앞으로 34대를 인도받기로 돼 있는 등 중국 항공사들은 현재 주문 대수(5077대)의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대 항공 시장인 중국이 737 맥스 운항을 중단하면서 보잉 재무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기종은 보잉의 영업이익에서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연 매출이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에서 거둔 경제 성과에도 이 기종 판매가 포함됐다. 당시 베트남 저가항공사 비엣젯이 보잉 737 맥스 항공기 100대를 127억 달러에 구매하기로 하는 등 약 157억 달러(약 17조5495억원) 규모의 비행기 110대를 판매하는 계약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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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보잉 737 맥스 기종을 도입한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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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 티웨이 항공, 제주항공 등이 보잉 737 맥스 8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이 국내 처음으로 이 기종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11일 "이스타항공에 감독관을 보내 정비 상황과 운항 실태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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