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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美 트럼프, 北의 미사일 시험장 재건에 "매우, 매우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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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한과 제 2차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장 재건 소식에 "사실이라면 매우,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앞서 18개월간 예멘에 억류됐다 지난달 풀려난 미국인 대니 버치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심 미사일 시험장을 재건해 약속을 깨고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일단 지켜볼 거다. 아직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주 고약한 문제가 있고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북한과)관계는 좋다"며 "만약 (재건이) 진행되고 있다면 나는 매우 실망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건 소식이) 아주 초기 단계의 보고이다. 우리가 내놓은 발견이다. 그러나 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고 그렇게 될 것 같진 않지만 어떻게 될 지 볼 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이 문제는 결국에 해결될 거다"고 덧붙였다.

전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서'를 통해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 미사일 시험장을 빠른 속도로 복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SIS는 지난 2일 찍힌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들을 종합해 이같이 주장했으며 북한 전문가들은 해당 시설이 최소 지난달 18일부터 재건 공사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달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열흘 전부터 대량살상무기 개발 중단 약속을 어겼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7월부터 동창리 시험장을 해체하기 시작했으며 두달 뒤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에서 동창리 시험장의 완전한 해체와 파괴를 위해 국제 전문가를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의 대북 협상을 지휘했던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해당 조치가 "두번째 선택지"라며 북한이 정상회담 결렬 직후 미국을 모욕하며 시험장 재건을 서둘렀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즉각적인 대응 조치를 취한 것은 그만큼 회담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 CNN은 6일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회담장을 떠나는 미 대표단을 황급히 찾아와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CNN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포기하기로 약속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의 범위를 확실히 정하라고 요구했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그만둔 다음에야 최 부상을 통해 영변 핵시설의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미 대표단은 이를 무시하고 하노이를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영변 핵시설 이외 다른 핵시설이 존재하며 회담장에서 이를 이미 알고 있다고 지적했더니 김 위원장이 놀랐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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