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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트럼프, 김정은에 빅딜문서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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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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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미사일뿐 아니라 생화학무기 폐기까지 포함한 '빅 딜(big deal)' 수용을 요구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미국 측은 특히 전면적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와 이에 따른 경제적 보상책을 한글과 영어로 각각 요약한 문서까지 준비해 김 위원장에게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과 잇달아 인터뷰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빅 딜'을 계속 요구했다"며 "핵과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비핵화' 개념을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폐기로 높여 잡으면서 일괄 타결을 시도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 측이 제시한 보상책에는 제재 완화는 물론 직접적 경제 지원까지 담겼을 가능성이 있지만 제공 시점은 비핵화 완성 단계였을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또 북한이 사실상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카드로 제시했던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양보였다"며 "노후한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 중 일부분이 포함됐다"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4일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이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진행 과정에서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9개월 만에 개최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측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한적인 양보라고 평가절하한 것과 달리 높이 평가한 셈이다. 이 같은 문 대통령 발언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포괄적인 합의, 단계적 이행'이라는 접근 방법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대화를 계속하기를 바라고 양 정상이 이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나 이번에 미뤄진 타결을 이뤄내길 기대한다"며 "이 과정에서 우리 역할도 다시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중재안을 마련하기 전에 급선무는 미국과 북한 모두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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