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日 사죄 못받고…"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 별세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 별세 /사진=연합뉴스

3·1절 100주년 다음날인 2일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94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곽 할머니가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광주·전남지역 유일한 위안부 피해자였던 곽 할머니는 1925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다. 1944년 봄, 19살의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이후 중국에서 1년6개월여 동안 위안부 생활을 했다.

일본의 패전으로 풀려난 이후에도 고향에 돌아오지 못했다. 중국에서 60여년을 살면서도 국적을 바꾸지 않는 등 항상 고향을 그리워하는 삶을 살았다.

2004년 한 방송사의 공익예능프로그램과 한국정신대연구소 도움으로 국적을 회복하고 가족과 상봉했다. 하지만 2015년 12월 폐암 4기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투병 생활을 계속 해 왔다.

곽 할머니는 치매 진단을 받고도 "일본의 사과를 받고 눈을 감고 싶다"는 말을 주변 지인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기억연대는 페이스북을 통해 "할머니는 어쩔 수 없이 중국에 머물면서 힘든 생을 어렵게 버텨내셨지만 결국 일본 정부의 사죄 한 마디 받지 못했다"며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내신 삶,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곽 할머니의 별세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2명으로 줄었다. 빈소는 전주병원 장례식장 VIP실 별관 특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3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천안 망향의 동산에 마련된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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