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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미련 없다는 듯, 2시간 일찍 귀국길 오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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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담 오랜 시간 걸릴 수도…” 김정은에 대한 불만 우회 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 결렬된 후 40분가량의 기자회견만 소화하고 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당초 예정돼 있던 시각보다 2시간 이상 일찍 숙소인 JW매리엇 호텔을 떠남으로써 더 이상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대화는 없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8분 전용차량인 ‘비스트(Beast∙야수)’를 타고 JW매리엇 호텔을 떠나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당초 미 백악관이 같은 날 새벽 발표했던 일정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호텔에서 오후 5시 15분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무려 2시간가량 일찍 떠난 것이다. 이어 약 25분 후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의 환송을 받으며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올라탔다. 에어포스 원이 오후 3시 50분쯤 이륙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서둘러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회담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고 밝혔지만, 회담 도시인 하노이에서 ‘조기 귀환’함으로써 협상에서 줄다리기를 벌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정상회담에 앞서 트위터 등을 통해 수차례 ‘3차 정상회담’을 거론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막상 이날은 “차기회담이 조만간 열릴 수도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나야 열릴 수도 있다”고 했다.

미측이 귀환 시간을 당길 것이라는 신호는 이날 북미 정상 간 업무 오찬이 취소되면서부터 차례로 감지됐다. 북미 대표단이 아직 회담장인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 머물러 있던 오후 1시 10분쯤 JW매리엇 호텔 외부에서는 미측 수행단의 것으로 추정되는 짐들이 대형 트럭에 실리기 시작했다. 오후 2시가 지나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도 공항에서 이륙 준비를 본격화했다. 북측에 더 이상 이번 협상에 미련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조기 귀국 결단을 내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노이=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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