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일정 비우고 靑서 북·미 회담 지켜봐…저녁에 트럼프와 통화(종합)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1대1 단독 정상회담을 하던 중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최종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회담 결과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오늘 공개 일정이 없다”며 “집무실에서 일상적인 업무 보고 받으시고 북·미 정상회담 상황 지켜보실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공식 일정을 비운 것은 집무실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소속 행정관 두 명이 하노이에 파견돼 미국 측 실무자들과 접촉하면서 회담 진행 상황 등을 청와대로 보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부 각급 채널을 통해 대통령에게 보고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현지 보고 등을 토대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참모들과 함께 회담 끝난 후 내놓을 입장문을 가다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입장 발표는 있겠지만 누가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대통령이나 대변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1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6월 12일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입장을 냈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는 회담 시간에 따라 유동적인 상황이지만 오후 늦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하노이 회담을 마치는 대로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정상 간 일정은) 28일 오전 회담, 오찬, 오후 회담, 기자회견 등으로 짜여 있다"며 그 이후에 한미정상이 통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2일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에도 미국으로 귀국하는 길에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와 관련한 의견을 나눈 바 있다.

한미 정상 간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한미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무래도 문 대통령이 워싱턴 D.C에 가게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4월 1차 남북 정상회담과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중간에 만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1일부터 1박 4일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북·미 정상회담 전략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한 뒤 3.1절 기념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신한반도 체제’의 구체적인 내용을 3.1절 기념사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김 대변인이 예고한 바 있다.

3.1절 기념사에 들어갈 ‘신한반도 체제’는 남과 북이 경제 협력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상호 번영을 추구한다는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2017년 7월 독일 베를린에서 발표한 ‘베를린 구상’이 집권 전반기 외교 안보 정책의 로드맵이었다면 ‘신한반도 체제’는 집권 중·후반기 외교 안보의 골격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역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서, 전쟁과 대립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진영과 이념에서 경제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신한반도 체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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