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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의전상 상석` 왼쪽…만찬땐 金·회담땐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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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 美北정상회담 / 균형맞춰 세심한 의전 ◆

27일 미·북 정상의 환담과 만찬은 세심한 의전 아래 진행됐다. 양 정상이 대등한 관계로 보이도록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안의 회담장에는 'HANOI 하노이/회담 SUMMIT'라고 영어와 한글로 균형 있게 적힌 정상회담 플래카드가 부착돼 있었다. 회담장의 양국 국기도 성조기와 인공기 순서로 6개씩 같은 숫자로 번갈아 게양됐다. 이는 숫자와 순서에서 지난해 6·12 싱가포르 회담과 동일하게 일관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양 정상이 섰을 때 좌우 위치는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와 반대였다.

의전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있는 것을 맞은편에서 봤을 때 왼쪽이 '상석'이다. 싱가포르에서 양 정상이 처음 마주했을 때 김 위원장이 왼쪽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른쪽에 섰고, 단독 회담 때도 이와 같았으나, 하노이에서 첫 만남과 자리에 앉았을 때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왼쪽, 김 위원장이 오른쪽이었다.

회담장 도착 순서도 싱가포르 회담과 반대였다. 이날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 도착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였다. 지난해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에는 김 위원장이 먼저 도착했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미국이 '호스트'를 맡아 북한을 배려하는 형식으로 의전을 연출했는데 이번엔 북한이 '호스트'를 맡는 형식을 보여줌으로써 균형을 맞췄다.

이날 양측의 드레스코드는 대조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복 정장을, 김 위원장은 인민복 차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얀색 와이셔츠에 양복을 입고 짙은 파란색과 분홍색 줄무늬가 섞인 넥타이를 하고 있었다.

지난해에 트럼프 대통령이 강렬한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해 '상대를 압도하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는 패션'이라는 해석이 나왔으나 이번에 맨 넥타이는 다소 부드러운 인상을 줬다.

정상 간 대화를 전달하는 통역도 변화가 있었다. 북측은 1차 회담에서 김주성이라는 남성이 맡았는데 이날 친선 만찬을 앞두고 공지된 명단에는 신혜영이라는 여성이었다. 김 위원장은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도착 직전 회담이 주는 긴장감에서 벗어나려는 듯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관측됐다.

[하노이 = 홍장원 특파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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