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월 연기를 검토하고 있는 메이 내각에 대해 EU 측은 협상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21개월까지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EU·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집트로 향하면서 취재진에게 "이번주 의회에서 의미 있는 표결은 없을 것"이라며 "대신 3월 12일까지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26일까지 협상안을 수정하고 하원에서 표결하겠다고 밝혔던 그가 EU와 추가 협상할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브렉시트 예정일인 3월 29일에서 겨우 17일 전이다. EU와의 물리적인 협상 시간을 사실상 최후까지 버는 셈이다.
텔레그래프는 메이 총리가 다음달 12일까지 브렉시트 수정안에 대해 의회 동의를 끌어내지 못하면 EU에 2~3개월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부터 이틀간 이집트에서 열리는 EU·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EU와 영국 간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해 브렉시트 합의문 재협상 문제가 별도 일정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결렬하는 '노딜' 브렉시트보다 브렉시트 연기가 낫다는 목소리가 메이 내각 내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과 그레그 클라크 기업부 장관 등은 일간 데일리메일 기고를 통해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브렉시트 연기 방안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내각 일부에서 메이 총리가 지방선거 이후 물러나 브렉시트 절차를 새로운 리더에게 넘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전했다.
영국과 달리 EU 측은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 문제에 대해 타협이 이뤄지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가디언은 메이 총리가 의회 승인을 얻지 못해 브렉시트 연기를 희망한다면 탈퇴 시한을 2021년 말까지로 21개월 늦추도록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EU 외교관은 가디언에 "EU 지도자들이 연기에 공감한다면 그들을 벼랑 끝으로 모는 것보다 적절한 기간을 보장하기 위해 더 길게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도 EU 관리들을 인용해 여러 회원국이 21개월 정도 연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논의가 나오는 것은 영국이 탈퇴 시점을 3개월 연기하더라도 메이 총리의 수정 협상안이 영국 하원을 또다시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EU 내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EU가 제대로 협상 없이 브렉시트가 이뤄지는 노딜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이를 추진하고 있는 메이 총리 방식에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