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민 "보 없으면 농사 못짓는다. 물러서지 않겠다"
세종시민 "한강에는 보 만들고 행정수도는 왜 이러나"
영산강은 "보 철거가 낫다", "홍수조절용으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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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호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제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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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위원회)는 이날 금강·영산강 보 가운데 세종보·공주보(금강)·죽산보(영산강) 3개는 철거하고 백제보(금강)·승촌보(영산강) 2개는 상시 개방하라고 제안했다.
공주시 이통장협의회 이국현(59) 회장은 “말이 안된다”며 “보 철거 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이통장협의회는 이날 오후 보철거를 반대하는 공주시민 서명부(2만여명)를 들고 환경부를 항의 방문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공주보를 개방하면서 금강 수위가 인근 농경지보다 내려가 지하수가 나오지 않는다”며 “하우스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지하수가 없어 석유 등을 이용하는데, 이로 인해 비용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우성면 평북리 윤응진(55) 이장은 “보 철거 방침을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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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주변에 보 철거를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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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가 지역구인 정진석(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공주시민 99%가 보 철거에 반대한다”며 “정부가 이렇게 공주 시민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해도 되는 건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공주보는 2081억원을 들여 2009년 10월 착공해 2012년 완공했다. 보 위에 길이 280m의 왕복 2차선 다리를 설치했다.
김정섭 공주시장도 지난 19일 “공주보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국무총리, 환경부 장관, 청와대 정책실장 등에게 보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세종보와 공주보 철거를 환영하고 4대강 적폐세력인 자유한국당과 공주시는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시민들도 보 철거 방침에 반대했다. 세종시민 김민지(한솔동)씨는 “금강이 보이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강에 물이 없다니 어이가 없다”며 “아파트값도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세종시민 이성옥 씨는 “한강에는 보를 만들어 물을 가득 채워 놓고 왜 행정수도라고 하면서 물이 없는 도시를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세종보 개방으로 물이 없어진 금강은 사막처럼 변했다"고 했다.
세종시는 "금강의 수위(水位)가 낮아져 신도시 호수공원과 제천, 방축천 등에 물을 공급하는 양화취수장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보를 철거하더라도 이런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한 뒤에 해체를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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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전경. 프리랜서 김성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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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세종환경운동연합 박창제 사무국장은 “위원회가 내놓은 세종보 해체 결정을 환영한다”며 “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해체하는 게 옳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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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개방전 양산강 승천보 극락교.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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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사무처장도 "영산강에 보가 생긴뒤 수질이 나빠졌다"며 “죽산보와 승촌보 모두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청한 나주시 공무원은 “환경 오염 문제가 있다면 관리를 통해서 해결하면 되지 이미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만든 보를 해체할 필요까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공주·나주=김방현·김호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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