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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ETRI 원장 유력 후보, 부실학회 10회 참여 전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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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차관급 걸맞게 고위직 임용기준 적용해야"

뉴스1

ETRI 전경©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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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ㆍ충남=뉴스1) 김태진 기자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선임이 임박한 가운데 유력 후보자가 부실학회로 지목된 '와셋(WASET)'에 논문을 10여 편이나 투고한 사실이 제기돼 과학기술계가 반발하고 있다.

20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ETRI의 원장 한 후보자는 현재 3배수로 압축된 후보들 가운데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10편의 논문을 부실학회로 지목받고 있는 와셋의 ‘ㅇㅇㅇㅇㅇ공학저널’ 등 3곳에 투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10개의 논문 중 7편에 달하는 논문이 대부분 지식경제부에서 주관하는 과제였거나 교육부 주관의 사업들로, 정부지원과제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출연연구원의 원장직은 정부 직제상 차관급 대우를 받는 만큼 정부의 고위공직자 임용 기준을 적용해 후보를 선정하고, 원장으로 최종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통령도 고위공직자 임용과 관련 “5대 범죄(병역면탈·부동산투기·탈세·위장전입·논문표절)에 성 관련 범죄와 음주운전을 추가한 7대 범죄를 고위공직자에 임용할 수 없는 기준으로 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과기계에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수장 선임에 있어서 연구 윤리와 관련된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출연연의 경우 해마다 쏟아지는 논문이나 특허 등이 높은 수준의 연구와 관련된 윤리성을 담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관장 선임시 Δ부실학회 참가 여부 Δ논문에 부당한 저자의 표기 Δ연구비 부정 집행 경력 및 환수 내역 Δ논문표절 Δ편법 기술이전 Δ휴면특허의 장기 보유의 고의성 등 다양한 연구관련 부정행위 문제를 검증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연연 기관장 선임에 있어서 정부가 제시하는 별다른 제한 조건이나 임용제한 결격 사유가 없다는 점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출연연 기관장 초빙을 주관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따르면 주요 업적 및 경력소개서에 최근 15년간 연구 실적을 제출한다. 국내·외 학술지 등재 및 등재 후보, SCI 등 저널수, 특허등록 건수, 기술료 건수 및 금액 만을 기록해 제출하도록 돼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공고문에 따르면 Δ기관 혁신을 주도할 혁신적 마인드와 강한 추진력 Δ미래 사회와 유망기술에 대한 전문성 Δ미래 유망분야를 제시하고 리드할 능력 Δ경영혁신에 대한 정책을 추진할 역량 Δ연구개발에 관한 전문경력, 탁월한 연구실적, 전공 Δ연구개발 및 기관경영에 대한 국제감각, 미래지향적 비전 등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응모자격(Qualification)으로 정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정부 출연연구기관 연구자 중 부실학회로 꼽히는 와셋·오믹스에 참석한 이들에 대해 1회 참가는 주의·경고, 2~6회 참가는 경징계, 7회 이상은 중징계를 내렸다. 또 대학들도 이를 참고해 징계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국내 대학 238곳과 정부출연연구원 25곳, 과학기술특성화대학 4곳 등을 대상으로 와셋과 오믹스 참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4년제 대학 83곳과 출연연 21곳, 과학기술원 4곳에서 1317명의 연구인력과 학생들이 총 1578회에 걸쳐 관련 학술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출연연의 고위직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 집단인 연구원을 이끌 적임자라면 학문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높은 연구윤리 수준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며, "관련분야 논문을 쓰는 석·박사 과정학생 수준이라면 부실학회를 바로 알 수 있다. 일반적인 학회에서 논문을 투고 받을 때와 절차, 승인 과정이 전혀 다르다면 의심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장 임면에 관한 사항을 연구회가 이사회를 통해 시행하고 있으나 세부적인 개인적 연구윤리와 관련해서는 자세히 들여다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박사가 1000명이 넘는데 부실학회 참가자가 원장이라면 령이 서지 않을 것이다. 연구원의 원장이라면 높은 도덕적 연구윤리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ETRI 원장 선임 관련, 이번주 내 인사소위원회가 열리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따르면 원장을 선임하는 이사회는 26일 개최될 예정이다. 인사 검증에 의해 원장 선임이 어려울 경우 재공고 절차가 진행된다. 재공고시 차기 원장 선임은 최소 45일에서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memory4444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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