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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송출수수료에 발목 잡힌 홈쇼핑…올해는 접점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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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TV홈쇼핑 업계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IPTV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송출수수료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에 발목을 잡혔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ENM 오쇼핑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8.4% 늘어난 1조293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8% 감소한 1244억원에 그쳤다.

GS홈쇼핑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 감소했고, 현대홈쇼핑도 영업이익이 10.3%나 급감했다. 연매출 1조원이 넘는 홈쇼핑 3사의 이익이 나란히 감소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롯데홈쇼핑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990억원으로 전년대비 12.1% 감소했다.

이 같은 홈쇼핑 업체들의 수익성 부진은 송출수수료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가 케이블이나 IPTV 등 유료방송사에 지급하는 비용으로, 매년 수수료율이 인상되며 홈쇼핑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사업자가 유료방송사에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2017년 기준 1조3093억원에 달한다. 2013년 9710억원과 비교하면 5년 새 35%가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도 TV홈쇼핑사의 송출수수료 규모는 전년대비 평균 10% 이상 증가했을 전망이다. GS홈쇼핑의 경우 315억원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 송출수수료 증가, IPTV 시장 급성장에 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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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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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송출수수료 증가는 IPTV 시장 급성장에 기인한다. 지난 10년간 가입자 수가 급속히 늘어난 IPTV 업체들이 영향력을 바탕으로 수수료 상승폭을 키우고 있는 것.

KT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가입자 수는 2017년 기준 1432만명으로 2014년 967만명 대비 48.1% 늘어났다. 특히 같은 기간 홈쇼핑사에서 지출한 송출수수료는 1754억원에서 4890억원으로 무려 178.8%나 급증했다.

IPTV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을 인수했으며, SK브로드밴드도 티브로드 인수를 적극 검토하는 등 유료방송시장을 소수 통신사들이 장악해나가고 있다.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홈쇼핑사와의 협상테이블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PTV 사업자 영향력 확대에 따른 송출수수료 부담 가중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유료방송 M&A 등 사업 재편이 진행됨에 따라 IPTV 사업자의 협상력은 더욱 커질 수 있어 홈쇼핑 사업자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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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용 TV홈쇼핑 협회장(우측)과 김군선 T커머스협회장이 지난 10월 진행된 과방위 국감에서 상임위원들의 질의에 응하고 있다.[사진=국회인터넷의상중계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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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홈쇼핑사가 송출수수료 증가분을 납품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를 통해 충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높아진 판매수수료 부담은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후생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형 유통업태별 판매수수료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TV홈쇼핑은 29.8%로 백화점(21.6%), 온라인몰(10.9%)보다 높게 나타났다. 홈쇼핑 업계는 IPTV 송출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판매수수료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 소비자후생에도 악영향.. 합리적 가이드라인 필요

조순용 TV홈쇼핑협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참석해 “다른 유통업태와 달리 TV홈쇼핑은 송출수수료를 내고 있다”며 “판매수수료의 절반 정도를 IPTV 등 방송 플랫폼에 송출수수료로 지불하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송출수수료 지나치게 높이고 있다”며 국회 차원에서 송출수수료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달라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도 “홈쇼핑의 판매수수료 및 판매가격 인하를 위해서 궁극적으로는 홈쇼핑 사업자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의 합리적인 송출수수료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TV홈쇼핑협회와 IPTV협회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의체'를 구성하고 적정 송출수수료를 도출하기 위한 대책 논의에 나섰다.

지난 15일 진행된 첫 회의에서는 양측이 전반적인 협의체 운용 계획에 대한 짧은 의견 교환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홈쇼핑협회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인상이 중소기업 판매수수료율과도 직결되는 만큼, 송출수수료율 인상과 관련해 적정 기준을 세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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