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갑질 예방 가이드라인' 마련…갑질 기준·조치방안 담아
직장 내 괴롭힘ㆍ갑질(PG) |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공공분야에서 발생하는 '갑질'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국무조정실은 18일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전 공공기관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표된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다.
가이드라인은 8개 갑질 유형에 대한 판단 기준, 조치와 대응방안, 실제 사례, 갑질 위험도 진단 체크리스트 등을 담았다.
갑질에 대해 '사회·경제적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우월적 지위에서 비롯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해 상대방에게 행하는 부당한 요구나 처우'라고 규정했다.
갑질 유형은 ▲ 법령 등 위반 ▲ 사적 이익 요구 ▲ 부당한 인사 ▲ 비인격적 대우 ▲ 기관 이기주의 ▲ 업무 불이익 ▲ 부당한 민원 응대 등으로 나뉜다.
예시로 입찰 발주자가 법적 근거 없이 임의로 가산점 또는 벌점 제도 등을 마련해 특정 기업에 유·불리하게 적용하는 행위를 들었다.
기관의 장 또는 소속 직원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요구·수수하는 것도 갑질로 분류된다.
실제 사례 가운데 직원들과 단체 야구관람 때 먹을 간식을 거래처에 전화해 사달라고 요구한 공무원이나, 거래처에 자신의 명의로 이웃돕기 행사에 쌀 50㎏을 기부하도록 한 공무원도 갑질에 해당한다고 봤다.
해당 공무원들은 관련 사실이 적발돼 이미 징계 처분을 받았다.
기관장이 산하기관 직원에게 자녀 영어숙제나 개인이 필요한 자료 수집, 세차 같은 업무와 무관한 일을 시키거나, 개인 모임 장소에 직원을 동원해 일을 시키는 행위 등도 갑질에 해당한다.
또한 자기 또는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채용·승진·성과 평가에서 부당하게 업무처리를 하는 경우, 특정인의 채용을 강요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퇴직을 강요하는 경우 등도 갑질이라고 적시했다.
상급자가 하급자의 휴가 기간에 긴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업무 지시를 해 근무를 강요하는 행위, 상급자가 퇴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급자나 산하기관 직원에게 퇴근하지 말고 대기할 것을 강요하는 행위 등도 갑질 사례로 들었다.
이 밖에 하급자 등에 대해 외모나 인격을 비하하는 행위, 발주기관이 부담할 비용을 시공사가 부담하게 하는 행위, 정당한 사유 없이 민원 접수를 거부·지연하는 행위 등도 갑질로 분류했다.
가이드라인은 이런 갑질 행위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기관장들이 갑질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전담 직원을 두도록 했다.
기관장은 조사 결과 갑질이 확인되면 가해자에 대해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피해자에 대해선 면직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선 안 되고, 보복이나 집단 따돌림 같은 2차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
국무조정실은 "갑질 행위는 대표적 생활 적폐로서 시급히 청산돼야 한다"며 "가이드라인을 통해 갑질 행위 판단과 예방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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