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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센토사~하노이, 불신과 신뢰 8개월의 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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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제1차 정상회담에서 '패러다임 체인지'에 합의했던 북미 정상은 2차 정상회담을 통해 '하노이 선언'에 나선다. 선언이 비핵화와 평화의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제시한다면 보다 중요한 것은 그 후(post)이다. 머니투데이[the300] 하노이 북미회담이 성사되기까지 '문재인 프로세스'의 성과를 짚고, 회담 결과를 전망해 '포스트 하노이, 넥스트 코리아'를 제시한다.

[the300][포스트 하노이, 넥스트 코리아]3. 험난했던 文프로세스-②비핵화-상응조치 ‘디테일의 악마’…출렁인 북미관계

머니투데이

‘평화의 섬’ 싱가포르 센토사를 거쳐 ‘기회의 땅’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8개월 동안 북미관계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불신과 신뢰를 오갔다.

지난해 6월 12일 역사적인 첫 만남은 70년 적대관계의 종식과 완전한 비핵화의 실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맞잡는 장면에서 전 세계는 환호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비핵화-상응조치와 관련한 ‘디테일의 악마’ 때문이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지난해 7월 6~7일 3차 방북은 ‘빈손방북’에 그쳤고, 북한 외무성은 “미국이 강도적인 요구를 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미국 내부에서는 대북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다. 이에 김 위원장은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에 맞춰 북한지역 내 미군 전사자 유해를 송환하는 것으로 신뢰 회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정상회담 후속 이행을 진전시키자는 내용의 친서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유해송환 약속을 지켜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멋진 서한에 고맙다고 밝혔다. 특히 “곧 보기를 고대한다”고 말해 조만간 2차 정상회담도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을 낳게 했다.

그럼에도 북미관계는 다시 8월부터 내리막길을 탔다. 서로 상대의 선(先) 조치를 요구하는 신경전을 이어가던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충분한 진전이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8월 27일로 예정됐던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사흘전 전격 취소했다.

김 위원장은 또다시 ‘친서외교’로 활로를 뚫었다. 백악관은 9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4번째 친서를 공개하며 “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요청해왔고 북측과 일정을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후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며 북미대화의 불씨도 살아났다. 10월 초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복귀한 뒤 “2차 북미정상회담은 11월 중간선거 후 열리게 될 것이며 회담 장소로 3~4곳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2차 정상회담 논의를 위한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간 후속 고위급회담은 11월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뚜렷한 이유가 알려지지 않은 채 고위급회담은 직전 날 전격 취소됐다.

12월초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판문점에서 북측과 물밑접촉을 했다는 소식도 들려왔지만 북미관계는 새해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먼 길을 돌아온 북미관계는 새해 들어 다시 풀리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미 대통령과 마주 않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친서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친서를 들어보이며 “훌륭한 편지”라고 극찬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1월 18일 워싱턴을 방문해 폼페이오 장관과 고위급회담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를 또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다음날 “비핵화에 대해 많은 진전을 이뤘다. 2월 말쯤 김 위원장과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신년 국정연설에서 2차 정상회담 일정을 ‘27~28일 베트남’으로 구체화했다. 그 직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평양 실무협상이 진행됐고, 그가 돌아온 8일 정상회담 장소가 하노이로 최종 확정됐다.

비건 대표와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의 추가 실무협상은 이번 주에 진행된다. 의전·경호 관련 실무협상도 별도로 이뤄진다. 첫 정상회담 이후 8개월 동안 불신과 신뢰를 오르락 내렸던 북미, 이제 2차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본격적인 ‘핵 담판’에 돌입한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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