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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평창의 '문쏘공' 하노이 슈퍼위크로…험난했던 '문프'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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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제1차 정상회담에서 '패러다임 체인지'에 합의했던 북미 정상은 2차 정상회담을 통해 '하노이 선언'에 나선다. 선언이 비핵화와 평화의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제시한다면 보다 중요한 것은 그 후(post)이다. 머니투데이[the300] 하노이 북미회담이 성사되기까지 '문재인 프로세스'의 성과를 짚고, 회담 결과를 전망해 '포스트 하노이, 넥스트 코리아'를 제시한다.

[the300][포스트 하노이, 넥스트 코리아]3. 험난했던 文프로세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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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승현 기자


2월 마지막 주는 역사에 기록될 슈퍼위크다. 북미 정상이 27·28일,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만에 다시 정상회담을 한다. 다음날 3·1운동은 100주년을 맞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회담지인 베트남의 국가주석과 양자 정상외교도 펼칠 전망이다. 은둔·고립국가의 수장이 국제무대에 한걸음 더 나오는 셈이다.

슈퍼위크 주인공은 북미 양 정상이다. 상황이 여기까지 온 요인도 여러가지다. 하지만 '문프'를 빼곤 설명이 안 된다. '문재인 프로세스'이자 문재인 프레지던트(대통령)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압박이 아니라 대화와 관여(engagement)만이 해법이라고 북미 양측을 설득했다. 어려울 때마다 '문재인 모멘텀'은 상황을 반전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말하듯 "큰 전쟁"(major war) 위기를 넘고 슈퍼위크가 왔다.

신의한수 '평창'…상상력과 진정성

극적 변화의 출발을 대개 2018년 1월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신년사로 꼽는다. 진짜 신호탄은 2017년 문 대통령이 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첫 해 6월24일 대담한 제안을 한다. 전북 무주서 열린 세계태권도 대회에서 북한에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첫 제안했다. 이때만 해도 북한이 연이은 미사일 도발(2017년 한 해 15회 발사)을 하고 있어 현실성이 낮아 보였다.

문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았다. 7월 독일에서 베를린구상을 발표했다. 불가침 의지 등 북한의 불안을 달래는 데 주력했다. 12월 평창 홍보를 위해 미 NBC 방송과 만나 "한미 양국은 올림픽 기간 합동군사훈련 연기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미국과 조율한 결과였다. 김 위원장 신년사는 여기에 화답한 것이다.

2월 평창 올림픽은 평화롭게 치렀고 남북이 특사를 교환(김여정-정의용)하며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곧장 미국으로 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결단까지 받았다. 4월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완전한 비핵화, 적대행위 중지를 약속한 역사적 순간이 됐다.

이 과정에 '상상력'이 빛났다. 평창을 대전환의 터닝포인트로 삼았다. '비핵화가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진입하면 부분적 제재 완화'라는 출구를 제시했다. 3국 정상이 직접 움직이는 '톱다운'은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의 특성과 희망사항을 포착한 문 대통령의 새 접근법이다.

또다른 비법은 신뢰다. 남북 정상은 진정성을 가진 '도보다리 대화'에서 북미관계, 비핵화 등을 털어놓고 말하며 신뢰를 쌓았다. 연락사무소 합의는 5개월 후인 9월14일 개소로 성사됐다.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편에 억류했던 미국인들을 보냈고(5월9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5월24일)했다. '거래의 달인' 트럼프 대통령은 "6월12일 싱가포르"라고 트위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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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 허버드룸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8.09.24.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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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문재인 프로세스

싱가포르 센토사 합의 후 북미 2차 정상회담도 순조로울 듯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7월 재차 방북했다. 그런데 실무회담에 맡겼던 비핵화 협상이 늪에 빠졌다. 서로가 상대에게 '청구서'를 내밀었지만 "뭘 믿고 해주느냐"고 똑같이 거부했다.

남북은 9월 평양서 3차 정상회담으로 한걸음 더 나갔다. 반면 북미 협상은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입지가 걸린 상하원 중간선거(11월6일) 국면에 들면서 정체됐다.

이번에도 '문재인 모멘텀'이 작동했다. 문 대통령은 11월말 G20 정상회의를 위해 아르헨티나를 방문,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벌어지던 북미 사이를 다시 좁혔다. 비핵화의 상응조치란 제재 완화 말고도 군사훈련, 인도적·비정치 교류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는 카드를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2차 북미정상회담을 선언했다.

'문쏘공', 문 대통령이 평창에서 쏘아올린 한반도 평화라는 공이 하노이까지 갔다. 이제 북미 정상은 적대와 불신으로 되돌아가지 않게 서로를 단단히 붙들어 매는 구체적 합의와 실천을 해내야 한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확고한 소통 채널, 신뢰 구축에 문 대통령의 평화, 김 위원장의 경제번영,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성과라는 동기와 이익이 수렴되면 긍정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미국 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와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에 '관여' 말고 다른 옵션은 없다"며 "북한은 제재와 압박에는 부정적으로, 관여 정책에는 긍정적으로 호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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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기자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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