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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공주·부여, 백제문화제 공동개최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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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선양위, 격년제 개최 결의/“이벤트 위주 선정적 축제로 변질/ 요구 미수용 땐 추진위 해산 추진”

65년 역사를 통해 국내 3대 축제로 자리 잡은 백제문화제가 흔들리고 있다. 2007년부터 공동 개최해오며 형제애를 과시하던 백제 시대 수도 충남 공주시와 부여군이 딴살림을 차릴 기미를 보이기 때문이다.

17일 부여군에 따르면 최근 열린 ‘제1차 부여군백제문화제선양위원회’는 축제의 건전성과 정체성 확립을 위해 백제문화제를 두 도시가 격년제로 개최할 것을 결의했다. 위원회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축제를 주관해온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의 해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부여군은 질보다 양적 경쟁을 부추기는 공동개최를 멈추고, 격년제로 도시를 번갈아 행사를 개최할 것을 백제문화제 추진위원회에 수차례 건의해 왔다. 두 자치단체 간 이견을 조율해야 할 추진위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그동안 백제 역사문화를 선양하는 프로그램 개발보다는 대형 이벤트 위주로 핵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재정 규모가 다른 부여와 공주의 경쟁을 방치했다”며 추진위를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동시개최로 프로그램이 질적으로 하향 평준화하고, 특색 없는 이벤트 위주 선정적 축제로 변질하면서 축제로 지역을 발전시키기보다는 피로감만 가중됐다는 주장이다.

백제문화제는 공동개최 이후 전문가들 사이에 지역 특색을 살린 역할 분담보다는 중복행사 개최와 규모 키우기 등 개최지역 간 경쟁으로 재정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위원장인 박정현 부여군수는 “올해 개최되는 제65회 백제문화제는 종전대로 개최하되 백제문화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백제문화제 격년제 개최, 부여군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해산에 관한 사항은 군의회와 협의하거나 여론을 수렴하는 등 다양한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차기 선양위 토의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부여군은 이날 쟁점이 된 사항들을 충남도·공주시·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에 공식 전달할 방침이다.

부여=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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