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5 (화)

코르다 가족, 호주서 4번째 우승… 아빠처럼 '가위뛰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LPGA 호주오픈서 美 넬리 코르다, 고진영 제쳐

언니도 2012년 같은 대회 우승, 아버지·남동생은 테니스로 제패… 엄마는 테니스 국가대표 지내

1998년 페트르 코르다가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우승하고 멋진 가위뛰기 세리머니를 할 때 넬리 코르다(21)는 어머니 배 속에 있었다. 넬리 코르다가 17일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애들레이드 그레인지GC)에서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2위 고진영을 2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3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했던 코르다는 빈틈없는 플레이로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리더 보드 맨 위를 지켰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LPGA 투어 67년 만의 데뷔전 우승 주인공이었던 고진영은 코르다에 5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해 8언더파를 몰아치며 대회 2연패와 LPGA 투어 통산 3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코르다가 5언더파를 치며 달아나는 바람에 역전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데뷔전을 치른 이정은은 공동10위(8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호주는 코르다 집안의 꿈이 이루어지는 '약속의 땅'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테니스로 두 번 정상에 올랐고, 자매가 골프로 두 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모두 호주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였다.

넬리의 언니 제시카 코르다(26)는 2012년 호주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첫 우승(현재 5승)을 차지했다. 당시 코르다는 유소연·서희경을 포함해 5명과 연장전을 벌였다. 자매가 7년 간격을 두고 한 대회에서 우승하는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넬리의 남동생 세바스티안 코르다(19)는 지난해 테니스 호주오픈 주니어 단식 정상에 섰다. 이들은 모두 아버지의 가위뛰기 세리머니를 흉내 냈는데, 이번엔 넬리가 그 꿈을 이뤘다. LPGA 투어는 공식 트위터에 이들 네 명의 가위뛰기 세리머니 사진을 모아놓고 '코르다 슬램(The Korda Slam)'이라 이름 붙였다.

아버지 코르다는 현역 시절 세계 랭킹 2위까지 오르며 남자프로테니스(APT)대회 10승을 거둔 스타였다. 어머니인 레지나 라이흐르토바는 1988년 서울올림픽 체코 테니스 국가대표로 출전했었다.

넬리는 우승 후 "이번 대회 전까지 가족이 '아, 그거 알지? 우린 모두 호주오픈에서 우승했어'라며 놀리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코르다 자매는 한국 여자 골프에 밀려 세계 여자 골프의 중심에서 밀려난 미국의 자존심을 회복해줄 기대주들로 꼽힌다. 부모의 스포츠 유전자를 물려받은 이 자매는 뛰어난 신체 조건(제시카는 181㎝, 넬리는 178㎝)에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승부사 기질은 넬리가 언니보다도 더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201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넬리는 지난해 10월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 이어 4개월 만에 우승했다. 앞으로도 한국 선수들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민학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