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고소인=애나‘인 줄 몰랐다는 강남서
앞서 광수대는 지난 13일 버닝썬 관련 수사 브리핑을 진행하며 언론에 의해 버닝썬 마약 유통책으로 지목된 중국인 여성 '애나'가 강남서에 김씨를 성추행으로 고소한 중국인 여성 파모(26)씨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 사실을 밝히기 전 광수대는 강남서와 수사 내용에 대해 일절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서와 버닝썬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수사 공조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클럽 버닝썬 보안요원 및 경찰로부터 집단폭행을 주장하는 김상교(31)씨가 자신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여성이 버닝썬의 팀장급 직원이자 마약 유통책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중국인 여성 '애나'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14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 [김상교씨 인스타그램 캡처] |
문제는 강남서에서 “고소인이 애나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밝히면서다. 김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률사무소 '최선'의 박성진 변호사는 "김상교씨와 법률대리인들은 고소인이 애나라는 사실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성추행 사건인 만큼 고소인에 대한 조심스러운 대응을 하기 위해 밝히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그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 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강남서는 이에 대해 “해당 여성이 자신의 본명으로 조사를 받아서 애나라는 이름은 조사 당시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다”며 “성추행 고소인 수사는 1회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추가로 연락을 취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성추행 고소인, 버닝썬 직원 아냐” 설명도 틀려
더욱이 애나가 '팀애나'로 활동하는 등 버닝썬 내에서 말단 직원 수준이 아니라 팀장급의 위치에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남서 관계자는 “고소인이 조사를 받을 당시 무직이라고 밝혔다”고 해명하고 있다. 현재 마약 유통 의혹을 받는 애나라는 인물이 연락이 두절된 상황에서 강남서에서 고소인 수사에 조금 더 적극적이고 발 빠르게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中 경찰'만 모인다는 강남서인데…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강남서가 클럽 버닝썬과의 유착 경찰서라는 식의 인식이 퍼지면서 굴욕적이란 분위기다. 역삼지구대가 비리 의혹으로 광수대의 압수수색까지 받으면서 제대로 체면을 구긴 모양새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서는 워낙 발생 사건이 많아서 힘들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크고 의미 있는 사건도 많아서 능력이 있는 경찰에게는 기회의 경찰서이기도 했다”며 “강남서에서 근무한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기도 했는데, 한순간에 이미지가 추락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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