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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美 정보기관은 왜 트럼프의 '북핵 담판' 무산시키려 하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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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장 "北 핵무기 포기하지 않을 것"

세계일보

미국의 정보기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북핵 담판’을 무산시키려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을 지낸 프레드 프레이츠(Fred Fleitz)는 13일(현지시간) 의회 전문지 ‘더 힐’이 운영하는 ‘힐 TV’에 출연해 미국 정보 기관 책임자들이 북·미 협상을 훼방 놓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프레이츠 전 총장은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장(DNI) 등이 지난달 29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공개적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프레이츠는 “우리가 (미국이 직면한) ‘위협’에 관해 공개적으로 브리핑하는 것은 중대한 실책”이라고 주장했다. 프레이츠 전 총장은 “우리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회담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기관들이 미 의회에서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이 협상을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츠 국장은 미 상원 정보위 청문회 증언에서 “우리는 북한이 대량파괴무기(WMD) 능력을 유지하려 하고, 핵무기와 생산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코츠 국장은 이어 “왜냐면 북한의 지도자들은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정권 생존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코츠 국장은 또 “우리의 평가는 완전한 비핵화와 일치하지 않는 일부 활동에 대한 관찰로써 뒷받침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프레이츠는 전 총장은 “아직 이 이야기가 끝난 게 아니다”면서 “마지막 장이 아직 쓰이지 않았다”고 코츠 국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프레이츠 전 총장은 “정보기관은 대통령에게 협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면 되는 것”이라며 “정보기관들은 대통령이 이런 행진을 하면서 의회 앞에서 비를 맞지 않도록 해야 하고, 대외 정책 수행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이츠 전 총장은 “나는 당시 청문회에서 벌어진 일이 매우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프레이츠는 “정보 기관은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고, 이 전문가들의 대다수가 비정치적이다”면서 “그들은 누구 또는 어느 당이 백악관을 차지하든 열심히 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지만, 공화당이나 민주당 정부에서 그곳에 ‘나쁜 사과’가 섞여 있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로 이런 이유로 정보기관의 최고 책임자들이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해 정보 당국 종사자들이 그들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정치를 배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츠 국장 등의 청문회 증언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정보 기관 수장들을 겨냥해 트위터를 통해 “학교로 다시 돌아가 배우고 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최상이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날 기자들과 만나 “그들의 발언 중 특정한 부분에는 동의하지 않고, 내가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시간이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정보 기관 수장들로부터 직접 브리핑을 들은 뒤 그날 오후에 올린 트위터 글에서 “그들이 상원 청문회에서 한 말이 미디어에 의해 잘못 묘사됐다고 내게 전했다”면서 “우리의 의견은 같다”고 얼버무렸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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