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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불쏘시개 식물로 미백 화장품 개발…원산지에 첫 로열티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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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캄보디아 야생식물 디프테로카푸스 인트리카투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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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미백과 주름 개선 효능이 우수한 캄보디아 야생식물로 화장품을 개발하고, 그 이익을 원산지인 캄보디아 정부와 공유하는 첫 사례가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1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캄보디아 농림수산부와 국내 화장품기업인 한솔생명과학 간 이익공유 협약식을 개최했다.

서흥원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은 “이번 협약은 국내 연구기관, 제조사가 해외 야생생물자원을 합법적으로 발굴·분석해 산업화한 뒤 발생하는 이익을 자원제공국과 공유하기로 한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15년 12월 캄보디아의 한 국립공원에서 자생하는 야생식물 디프테로카푸스 인트리카투스를 연구해 미백과 주름개선 효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국내 중소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화장품 개발을 지원했다. 이 화장품은 지난해 12월에 상용화를 끝내고 현재 시장에 출시된 상태다.

화장품으로 개발된 디프테로카푸스 인트리카투스는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태국 등에 분포하는 식물로 높이 15-30m까지 자란다.

강재신 국립생물자원관 유용자원활용과 연구관은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불쏘시개로 쓰는 나무였는데 근연종인 디프테로카푸스 알라타가 항염증 기능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고, 세계 최초로 이 식물을 화장품의 성분으로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다른 나라에서 가져온 생물을 활용하는 데 제약이 없었으나, 국제 규약인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면서 다른 나라의 생물을 이용해 이익을 내는 경우 원산국과 이익을 나눠야 한다.

강 연구관은 “나고야의정서 발효 이후 기업들이 이익공유에 대한 부담과 복잡한 승인절차 등의 이유로 해외 생물자원을 활용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해외 생물 시료를 발굴, 확보하고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립생물자원관은 세계 시장에서 활용된 적이 없는 756개 생물 소재의 효능을 분석해 아토피 피부염, 항균, 항비만, 미백 등에 대한 23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이번 국내 1호 이익공유 계약이 체결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집중해 왔다”라며, “앞으로 국내 생명산업기업이 해외 유용생물소재를 보다 쉽게 활용하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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