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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올 겨울 크게 안춥다 했더니… 서울 한파일수 단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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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최저기온 영하 12도 떨어진 날 서울ㆍ인천 1일 그쳐

겨울철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 약한 탓
한국일보

[11일 전남 장흥군 하늘빛수목정원에 홍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려 눈길을 끌고 있다. 봄의 전령이라고 불리는 홍매화는 최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자 봄을 재촉하는 듯 꽃을 피웠다. 장흥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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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크게 춥지 않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실제 통계로도 온화한 겨울임이 입증됐다.

13일 기상청이 발표한 주요 13개 도시 한파일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0월부터 올해 2월 13일까지 서울의 경우 한파일수는 영하 14.4도를 기록한 12월 14일 단 하루에 그쳤다. 한파일수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떨어진 날이다. 인천의 한파 일수도 영하 13.2도까지 떨어진 지난해 12월 28일 단 하루였고, 수원은 영하 13.2도까지 떨어진 지난 12월 28일과 영하 12.4도까지 떨어진 12월 31일을 포함해 이틀에 그쳤다. 청주와 대전, 대구, 전주, 울산, 광주, 부산, 제주의 한파 일수는 단 하루도 없었다. 13개 도시 가운데 한파일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강원도 춘천으로 17일에 달했다.

반면 2017년 10월부터 2018년 4월까지 한파 일수를 살펴보면 서울은 12일이었다. 인천과 수원도 각각 6일, 9일이었고 남부지방도 1~6일을 기록했다. 한파일수가 가장 많았던 춘천 역시 27일로 이번 겨울보다 크게 많았다.
한국일보

서울대공원의 사슴들. 이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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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올 겨울이 유난히 온화한 이유는 겨울철 우리나라 한파에 영향을 미치는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 과장은 “특히 1월에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약했던 데다 우리나라 남쪽에서 따뜻한 세력이 버티고 있고, 해수면 온도도 높아 북쪽에서 찬 바람이 내려와도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발달하지 못한 것은 올해 겨울 초반 아시아 내륙에 평년보다 눈이 적게 덮여있었던 게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눈이 많이 쌓이면 시베리아 고기압이 발달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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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겨울 날씨를 보인 24일 제주 서귀포시 휴애리자연생활공원에 만개한 매화가 이른 봄 소식을 전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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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부지방의 경우 1990년대를 기준으로 한파일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2009년~2012년, 2017년과 같이 일시적으로 한파일수가 증가한 해가 있었다. 남부지방은 한파일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에 중부지방과 같이 한파일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실제 서울의 경우 한파일수는 1973년 9일이었던 것이 1976년엔 21일까지 늘어났고 1983년(15일), 1985년(14일) 등 80년대까지도 10일 이상이 넘는 해가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2008년까지 한파일수는 0~6일 정도에 머물렀다. 2012년에는 11일로 다시 늘었다가 2013년에는 0일, 2014년(2일), 2015년(5일), 2016년(1일)을 기록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장기적으로 한파일수가 줄어드는 것을 보면 겨울이 따뜻한 추세로 가는 경향은 맞다”며 “다만 2017년과 같이 갑작스러운 한파 찾아오는 등 기복이 심해지는 겨울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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