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장 문 잠근 채 심경 밝히고 질의응답…10분 만에 끝내
유공자 30여명 “김진태는 물러가라, 우리가 괴물이냐” 항의
간담회가 예정된 광주 북구 한국당 광주시·전남도당 앞에서는 5·18 유공자 30여명이 김 의원 등에 대한 규탄 집회를 열었다. 5·18 당시 끝까지 도청에 남았던 양기남씨는 “지만원 등은 나를 ‘36번 광수’라고 하며 북한 최룡해라고 한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 의원이 도착하자 이들은 “김진태는 물러가라” “우리가 괴물이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김 의원이 간담회 장소인 당사 1층에서 지지자들과 이야기하는 사이, 한 시민은 김 의원 쪽을 향해 쓰레기가 든 봉투를 쏟았다. 김 의원 지지자들은 “저×× 잡아라” “이런 짓 하니까 빨갱이다” 등 험한 말을 쏟아냈다. 예정보다 10여분 늦게 시작된 간담회는 출입문을 걸어 잠근 채 진행됐다. 김 의원과 지지자, 취재진이 건물로 들어온 이후 관계자는 당사 출입문을 걸었다. 5·18 유공자들이 “정부는 역사왜곡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라”는 팻말을 들고 유리문을 두드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김 의원은 당원 간담회는 진행하지 않고 취재진 앞에서 심경을 밝힌 뒤 질의응답만 했다. 그는 광주 방문은 경선 일정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못 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5·18 현안에 대한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면서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피해자도 그것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하지도 않았다.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거는 제가 말한 것이 아니다. 거기서(국회 공청회) 발언한 분들은 주관적인 의견을 말한 것뿐이고 거기에 대한 평가는 객관적으로 내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5·18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또다시 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간담회를 끝냈다.
현장을 찾았던 5·18 유공자 이동계씨(62)는 “그래도 국회의원인데 양심이 있다면 우리에게 한마디라도 할 줄 알았다. 무책임한 행동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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