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순, 53년 성우생활 은퇴 선언 “갑상선 수술 후 행복 찾아”

[사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캡처]

성우 송도순(70)이 은퇴를 선언했다.

12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성우 송도순 편이 전파를 탔다.

특유의 목소리로 데뷔 초부터 주목 받아 최고 인기의 외화 시리즈와 할리우드 영화 더빙에서 이름이 빠지는 법이 없었던 국민 성우 송도순. 성우뿐 아니라 라디오 DJ로, 홈쇼핑 쇼호스트로도 활약해온 송도순의 마지막 꿈은 바로 은퇴다. 송도순은 “53년 동안 일하면서 내 몸 나가는 건 모르고 살았다. 이제 그만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도순은 아침부터 산삼 끓인 물과 아로니아 등 각종 영양제를 챙겨먹었다. 몇 년 전 갑상선 수술을 한 이후 건강의 중요함을 깨달았다. 그는 “‘의사가 굉장히 피곤하셨을 텐데’라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인생이 원래 피곤한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런데 수술하고 나니까 피곤하지가 않더라”고 털어놨다.

송도순은 중앙대 연극영화과 2학년 당시 TBC 공채 성우 3기로 입사해 수많은 공로상을 받으며 인정을 받았다. 성우가 된 뒤 53년째 활동 중이다.

그는 “53년째 방송을 하는데, 방송국에 결근, 지각 한 번을 안 했다. 학교 다닐 때는 개근상도 타본 적이 없었지만, 방송국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몸 나가는 줄 모르고 정말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치열하게 살아온 송도순은 최근 은퇴를 준비 중이다. 송도순은 “그만하려고 한다. 내가 나를 자를 거다. 구경도 많이 다니고 슬슬 놀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도순은 은퇴한 후 자신을 위해 살기로 결심했고, 피부 관리를 하고 집에 찜질방을 만드는 등 평범하지만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송도순은 “난 행복이 뭔지 방송으로 많이 이야기했지만, 내가 정작 ‘행복이 뭐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이게 행복인가 보다’라는 걸 느끼고 있다. 더 원하는 게 없다. 기쁘고 좋다”고 털어놨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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