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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日, 이번에는 文의장 ‘日王 위안부 사죄’ 발언 쟁점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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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이번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이 사죄하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는 발언을 한·일 간 외교 쟁점화하고 있다.

세계일보

문희상 국회의장(왼쪽),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2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문 의장 발언에 대해 “우리나라는 하이레벨을 포함하는 외교 루트를 통해 한국 측에 (문 의장 발언이)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극히 유감스럽다고 항의했다”며 “동시에 사죄와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의 외교 항의와 관련해 “8일 외무성 국장급 레벨이 했으며 9일에는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 외교부 제1차관에게 다시 했다”고 설명했다.

스가 장관은 한국 측 반응을 질문받자 “문희상 의장은 이후 일·한 관계를 중시하고 양국 관계가 미래지향적이기 바란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이번 발언이 일·한 관계 개선을 위한 문 의장 생각에서 나온 것으로 보도 방식은 문 의장의 본의가 아니었다는 설명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문 의장의 발언은 극히 부적절한 것으로 유감”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한국의 사죄나 발언 철회는 없었다는 것’이라는 일본 기자의 확인 질문에 “8일 외무성 국장 레벨에서 (항의)했고, 9일에는 주한대사가 다시 했으나 현재 상황은 방금 말한 반응”이라고 이야기했다.

세계일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왕인 히로히토 일왕(쇼와 일왕·왼쪽)과 아들 현 아키히토 일왕. 위키피디아


문 의장은 지난 8일 보도된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사죄하면 해결된다’라는 취지로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문 의장은 ‘전쟁범죄의 주범 아들(the son of main culprit war crimes)’로서 아키히토 일왕이 사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문 의장은 구체적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아니면 곧 퇴임하는 일왕의 한마디면 된다”며 “이런 분이 한번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한마디 하면 (위안부 문제로 인한 갈등이) 깨끗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아키히토 일왕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장남으로, 오는 4월31일 퇴위하고 왕좌를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에게 넘겨줄 예정이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이와 관련해 “(한국) 국회 보도관은 아사히신문에 ‘다른 동석자에게도 확인했지만 문 의장이 ‘전쟁범죄’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전쟁 당시 일왕의 아들’이라고 말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기사가 인용한 문 의장 발언을 일부 부정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위싱턴 미국 국무부에서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문 의장은 앞서 1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 발발에 대해 “한·일 네티즌 간에도 설전에 벌어지는 것 같은 데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며 “한·일 양국 간 불필요한 논쟁을 원하지도 않고 일어나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일본 측이 수십번 사과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내가 봤을 때 (피해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한) 그런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위로의 말을 하면 할머니들의 한과 응어리가 풀릴 것이라는 말은 전에도 여러 번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측은 문 의장이 일본 사회가 신성시하는 일왕을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2년 8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일왕이 방한하려면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저지른 일에 대해 일왕의 사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가 일본 측이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일본 매체와 네티즌들은 특히 문 의장이 아키히토 일왕을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라고 표현한 것을 부각하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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